“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민주노총과 전국민중행동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새로운 국제질서의 특징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가 한 주장이다. 이날 토론회는 10·4 남북공동선언 15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간 갈등이 전면화하고 있다. 정욱식 대표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의 치열하고도 위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월 조지워싱턴대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에 관해 연설하면서 중국을 ‘국제질서에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도전’으로 규정했다.

정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미동맹이 중국을 겨냥한 형태로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보고서를 소개했다. 한국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미국의 동맹국으로 주한미군 2만8천명이 주둔하고 있다. 경북 성주에서는 중국발 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돼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유사시 미 해군의 기항지로 활용될 수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에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충돌 발생시 주한미군이 동원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도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대만 문제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해 10월 담화에서 “대만 정세는 조선반도 정세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며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무분별한 간섭은 조선반도의 위태로운 정세 긴장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북한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강력히 지지하면서도 사태 발생시 불똥이 한반도로 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주한미군에 대한 주권적 통제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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