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삼호중공업 하청노동자의 작업거부가 7일 만에 노사 합의로 종료됐다. 하청사는 10월1일부터 일당을 1만원 인상하고, 일당제에서 시급제로 전환하기 위한 노사 TFT를 운영하기로 했다.

22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노사는 마라톤 교섭 끝에 지난 21일 밤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은 이날 오전 노동자의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100명의 노동자가 투표에 참여해 97% 찬성으로 가결됐다. 파워공들은 출근을 재개했다.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파워공 250여명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안전조치 개선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자발적 작업 개선 요구에 나섰다.

합의안에 따르면 위험한 론지작업은 2023년 3분기부터 국제자격증을 소지한 노동자에게 맡긴다. 고소작업인 곤돌라 작업 노동자에게는 4시간(검사시간 포함)당 1만원을 지급한다. 작업에 필수적이지만 노동자가 자비로 사야 했던 랜턴은 회사가 지급하고 작업용 우마 발판은 월 1회 정기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안전조치 개선을 위해 시간이 필요한 조인트풀(블록과 블록을 연결하는 용접작업 공간)에 족장을 설치하는 문제는 원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임금도 일당 1만원이 인상된다. 하청노동자는 당초 일당 12만7천원에서 1만5천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인상액을 1만원으로 양보했다. 연차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임금에 연차미지급수당이 포함돼 연차를 사용할 수 없었다.

시급제 전환의 경우 장기 논의가 필요한 과제라 하청 노사가 TFT를 15일까지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노사 각 2명으로 구성되는데, 5개 도장업체 중 신안산업이 대표로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최민수 현대삼호중공업 파워 하청노동자 대표(노조 전남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는 “원청도 진정성을 가지고 인력 수급과 예산에 관련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언제 하느냐인데 이것에 관해서 계속 채워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업거부로 지회 가입 조합원이 크게 늘었지만, 노동자쪽은 당분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른 교섭보다는 노사협의회를 통한 대화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윤용진 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은 “이번 투쟁으로 조선소 하청노동자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극히 일부가 해결된 것”이라며 “여전히 90%가량은 굉장히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작업거부를 주도한 노동자는 파워공들인데 조선소에는 도장공, 족장공 등 다양한 직무가 있다.

김형수 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조선업 불황기 정부가 4대 보험 납부유예 정책을 채택해 왔다”며 “연금보험은 유예 정책을 철회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4대 보험 체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회장은 “연금은 노동자의 미래 밥그릇인데 퇴직한 늙은 노동자의 밥그릇도 빼앗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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