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새로 출범시킬 `지엠-대우차'(가칭) 는 이전의 대우차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엠의 대우차인수가 임박한 가운데, 잭 스미스 회장, 릭 왜고너 사장 등 지엠 최고경영진들은 지난 6일(현지시각)부터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2002 북미오토쇼'에서 대우차의 향후 방향에 대한 지엠의 입장을 밝혔다.

■ 임원진은 일단 지엠(GM) 출신으로 = 지엠은 사장을 포함해 현 임원 수의 절반가량인 26명의 임원을 본사에서 파견하기로 했다. 따라서 대우차 기존 임원들은 절반 가량은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엠은 “대우차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2~3년 뒤에는 사장 등 핵심인원 외에는 한국인들로 임원진이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보다는 내수에 치중 = 지엠은 대우차 정상화를 언급하면서 `내수시장회복'을 강하게 역설했다. 닉 라일리 대우차 인수팀장은 “시장점유율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현대차와 효과적인 경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우차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 수준에 그쳤으나, 1997~99년에는24~30%를 유지했다.

루디 슐레이스 아태지역 사장도 “수출은 내수시장 다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대우차의 주요 수출지역이 유럽이어서, 피아트, 오펠 등 지엠의 제휴사, 자회사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우차에서 기대를 거는 중국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지엠의 계획은 아직 없다. 오히려 필립 머터프 지엠차이나 사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소형차 생산에들어가 대우차의 중국 진출시, 지엠차이나가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 라며“대우차의 중국 진출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엠차이나는 지난해 6월부터1600cc `뷰익 세일' 생산에 들어갔다.

■ 부평공장 추가 인수 쉽지 않을 듯 = 지엠이 내수시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에 따라 부평공장 인수도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차는 지난해 38만2천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향후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날 때까지는 군산, 창원공장(생산능력 54만대)만으로도 충분하다. 지엠의 한 관계자는 “3~4년 안에 군산공장에 추가설비를 들여놓는 방안과 부평공장 인수 여부를 놓고 손익계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구개발(R&D) 투자는 생산기술 범위 안에서 = 릭 왜고너 사장은 “지엠의기술은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엠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지엠이 대우차에 요구하는 연구개발 능력은 설계가 아닌 생산기술을 의미한다” 며 “지엠본사에서 설계한 모델을 대우차가 얼마나 정확하게 만들어내느냐 하는 것이 지엠의관심”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엠의 경우 본사의 파워트레인 연구소에서 엔진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디자인도 본사의 디자인센터에서 대부분 맡고 있다. 개별 법인은 엔진과 디자인이 필요할 경우, 본사 연구소에 의뢰하고 개별 연구소는 모델변경과 생산기술 향상에 치중하고 있다.

결국 지엠은 대우차가 한국, 좀 넓게 봐도 아시아지역의 지엠 생산기지 정도를 원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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