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서울시 도시제조산업과 노동자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실질적인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됐다.

도시제조산업 노사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서울시 도시제조산업·노동정책 전망 및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서울시 도시제조산업은 열악하다. 근 30년 일한 숙련공이 최저임금도 못 받는 실정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도시제조산업을 지난해 실태조사한 결과 봉제산업을 기준으로 노동자들이 받는 월평균 소득은 성수기에도 271만9천원에 불과했다. 이를 시급으로 나누면 9천710원이지만, 주휴수당 같은 법정수당을 포함해 계산하면 8천원 이하로 감소한다. 게다가 하루 평균 작업시간은 11.9시간, 월평균 작업일은 23.5일이다.

비수기 월평균 소득은 155만9천원으로 급감한다. 성수기 대비 57.3%에 불과한 수치다. 하루 평균 작업시간은 8.2시간으로, 월평균 작업일은 15.5일로 반토막이 났다. 조사에 따르면 봉제산업 성수기는 3~5월과 9~10월 약 5개월에 그쳐 사실상 만성적인 저임금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 밖에 제화산업이나 쥬얼리산업 같은 유사한 도시제조산업도 대동소이한 상황이다.

이들은 평균 연령이 60대에 진입할 정도로 고령화된 상황이지만 신규인력 진입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산업 자체가 고사되고 있는 형편이다.

저임금 구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이 가운데 눈여겨볼 대목은 유통산업과의 위계관계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통자본과 금융자본이 생산자와 공정한 거래관계를 맺고 있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박완규 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제화지부장은 “재벌 유통자본이 판매가의 40%를 가져간다”며 “제화를 납품받아 판매하는 브랜드사도 본사로서 40%를 가져가 실제 사업주와 노동자가 가져가는 몫은 판매단가의 2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만성적인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다소 오래된 정답이 거론됐다. 문종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도시제조산업 관련 토론회나 실태조사를 할 때마다 지적되는 게 실효적인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특정 산업을 기반으로 한 기구도 있지만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어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도시계획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사회적 대화를 강조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포괄적 대화와 구조적인 대안 모색을 하는 단위로 구축할 수 있다”며 “도시제조산업은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고려할 때 지역 대화 수준에서 정교하게 자구책을 찾아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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