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이렇게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목구멍에 찬 말을 하는데, 말 길이 자주 꽉 막혀 저들은 그저 물처럼 여기저기 흐른다. 뭉치고 갈라지고 스며들어 떠돌던 사람들이 어디든 찾아가 집을 짓는다. 하늘엔 까치집, 땅에는 비닐 집을, 천장 있어 다행인 곳엔 발포 매트 집 짓고 머문다. 철창 집도 그 목록에 있다. 그게 다 말이다. 어찌어찌 찾은 확성기다. 곧 무너질 것을, 흔적도 없이 사라질 줄을 알면서도 저들은 집 짓기를 멈추지 않는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모래 다져 세운 집이 밀려드는 파도에 어느새 흔적 없다. 철썩, 불법파업 낙인이, 또 철썩, 감당 못할 손해배상액 압박이 끊이지 않고 덮쳐 온다. 살려고 나선 사람들은 죽기를 말해 높은 파고와 싸운다. 말하기의 고단함이 크다. 그러나 저들은 어디든 자꾸 집 지어 말하기를 멈출 생각이 없다. 법적 책임 없음, 그 높고 단단한 콘크리트 벽 너머로 외치기를 계속한다. 거기 옅은 실금에라도 스며들어 버티기를 자청한다. 두꺼비집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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