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이 여론의 반발에 밀려 사실상 철회된 가운데 교사 상당수가 초등학교 조기 취학의 대안으로 유치원 의무교육 도입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전교조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유치원 의무교육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유치원 교사 4천267명을 포함한 교사 5천414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5천168명(95.5%)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의 대안으로 유치원 의무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유치원 의무교육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유아교육의 국가적 책무를 확대해 체계적 교육을 정립하기 위해”(71.6%)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모든 유아가 소외되지 않고 균등한 교육혜택을 제공하기 위해”(67.4%), “안정적인 교육여건 속에서 발달에 적합한 유아의 놀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49.9%), “의무교육을 통해 사교육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15.8%) 순이었다.

유치원 의무교육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246명(4.5%)이었다. 이들은 △다양성과 발달 속도를 고려한 개별화 교육이 필요하다 △의무교육은 초등학교부터 해도 늦지 않다 △아이의 다양성을 고려한 부모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유치원 의무교육 도입시 적정연령으로는 응답자 50.8%가 “만 3~5세”를 꼽았다. “만 4~5세”와 “만 5세”라는 답이 각각 30.8%, 23.8%였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유치원 의무교육 현실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국가 지원, 국공립유치원 확대,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등을 거론했다.

전교조는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는 불평등과 이로 인한 저출생은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치원 의무교육 도입 등 유아교육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만 5세 취학 정책에 대한 반발 여론을 초등전일제 학교로 돌려 막을 게 아니라 유아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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