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신림동 발달장애인 가족의 참변을 대통령실이 홍보용 카드뉴스에 사용해 비판받은 데 이어 국민의힘에서도 수재 현장을 홍보용으로 활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오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아 수해 복구 지원 활동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라고 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원내대표는 반응하지 않았고 임이자 의원은 김 의원을 손으로 치며 카메라를 가리켰다.

봉사활동은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첫 공개 일정이었다. 주호영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 약 40명과 보좌진, 당직자, 당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주호영 위원장은 봉사활동을 나서기 전 소속 의원들에게 “흉내만 내지 말고,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 의원 발언에 대해 입장을 묻자 “각별히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김 의원이 평소에도 장난기가 좀 있다”며 “언론이 큰 줄기를 봐 달라”고 말했다.

이후 국민의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 위원장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담긴 홍보물이 올라왔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 복구 활동에 임할 것이며, 수해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차 사과했다.

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엔 재난 상황이 홍보수단입니까”라는 논평을 내고 “가족을 잃고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은 국민 앞에서, 혹시나 비가 더 올까 노심초사하는 국민 앞에서 집권여당의 원내수석이 할 말이냐”고 비판했다. 예윤혜 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망언’이 수해를 입은 피해 시민들을 두 번 울리고 화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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