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류비 오름세는 주춤해졌지만 외식비와 농축수산물 가격, 공공요금이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6월 6.0%로 23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에 상승폭이 더 커지면서 한 달 만에 기록을 갈아 치웠다.

품목별로는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8.9%)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6%)가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식용유가 1년 전보다 55.6% 급등했고, 밀가루 36.4%, 국수 32.9%, 부침가루 31.6%, 빵 12.6%도 10% 이상 올랐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1992년 10월 8.8%를 기록한 이후 29년9개월 만에 최대폭을 나타냈다. 갈비탕 12.6%, 자장면 11.9%, 치킨 11.4% 등 13개 품목이 1년 새 10% 이상 가격이 뛰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 영향으로 재료비가 오르고,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이 늘면서 외식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7.1% 상승했는데 폭염과 비에 채소류는 25.9%나 급등했다. 오이(73%)와 배추(72.7%)·시금치(70.6%)·상추(63.1%)·파(48.5%) 등이 많이 올랐다. 축산물도 수입쇠고기(24.7%)·돼지고기(9.9%)가 오르며 6.5% 상승률을 보였다.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작성해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7.9% 올랐다. 1998년 11월 10.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정부는 9~10월께는 물가상승폭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에서 “물가상승을 주도해 온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했고, 유류세 인하가 더해지면서 석유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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