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현재 당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확정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경우 당 지도부가 이른바 ‘윤핵관’들로 채워질지 주목된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당이 비상 상황인지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았다. 비상 상황이라고 하는 의견에 극소수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 원내대변인은 “당헌당규 96조에 따르면 비상 상황일 때 비대위를 가동할 수 있다”며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 발족과 관련된 의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 전환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를 뚫고 20%대로 내려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3명을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28.9%로 집계됐다. 전주(32.2%) 대비 3.3%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68.5%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2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대위 체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도 비대위 체제에 반대하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의원총회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의 최고위원으로서 비대위 전환을 반대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고, 금일 의원총회 결과와 상관없이 여전히 확고하다”며 “‘비상’이라는 수사로 국민과 당원이 부여한 정당성을 박탈하겠다는 생각은 민주주의의 역행”이라고 적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로 뽑힌 이준석 대표와 현 지도부를 비대위 체제로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예기다.

반발하는 측은 비대위 구성 움직임을 소위 ‘윤핵관’들의 권력 투쟁이라고 본다. 비대위는 차기 전당대회로 가기 위한 가교다. 전당대회가 열려 새로운 대표가 선출되면 당원권 정직 6개월을 받은 이준석 대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도 어렵게 된다.

현재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내려놨고,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직무대행에서 물러났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비대위 전환에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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