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지지기반으로 불리는 노동계와 여성계가 정의당 위기 원인을 노동세력화와 여성정책 역량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 노선평가위원회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존망의 기로, 정의당을 말하다’ 토론회를 열고 추후 당의 노동과 페미니즘 노선에 관한 제언을 들었다. 노동 분야 전문가로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이, 페미니즘 분야 전문가로는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평등전략사업센터 센터장이 참석했다.

노동의 경우 당내 세력화 실패가 정의당 실패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정의당이 선거 구도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선거를 돌파할 수 있는 기반인 조직력과 인물에 신경쓰지 못하고 민주당과 노선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실패했다는 게 김진억 본부장의 주장이다. 그는 노동을 기반으로 두고 기층대중과 여성·청년으로 기반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사회운동과 손을 맞잡을 것을 주문했다.

구체적인 모범사례로 든 게 코로나 너머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너머서울) 활동이다. 너머서울은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서울노동권익센터·사회진보연대·한국장애인철폐연대·기후위기대응 서울모임을 비롯한 단체들이 참여한 노동·지역·시민·정치단체 연대기구다. 너머서울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진보적 의제를 선별하고 공동실천에 함께했다.

여성은 노동과 달리 당내 세력화에는 성공했지만 그 이상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원정 센터장은 정의당이 △여성당원 조직 △여성 정치인 발굴·육성 △여성할당제 △여성당원과 정치인 참여를 막는 조직 내 환경 개선이라는 세력화에만 국한했다고 봤다. 김 센터장은 “정의당이 청년 여성 편들기 이상으로 정당의 자기 과제를 정립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젠더 갈등 이슈들을 부인하거나 반페미니즘 집단의 준동으로 치부하지 말고, 주장 이면에 있는 젠더 관계 변화에 대한 요구·기대·불안·두려움을 읽고 분석한 뒤 이슈들을 재정의하며 조정 능력과 해결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성별분업을 공고히 해 온 사회제도 전환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경력단절을 초래하는 기업 관행과 병역제도 등에 접근하고, 육아휴직과 돌봄지원 정책 등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페미니즘은 발전과 진보에 돌봄과 상호의존·연대와 같은 새로운 사회원리를 제안하는 전망으로, 정의당은 사회 전환 전략으로 페미니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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