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연이은 선거 참패로 위기에 빠진 정의당 국회의원 6명의 평가서가 12일 전면 공개됐다. 노동과 민생을 중심으로 한 과감한 혁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석호 비대위원 겸 10년평가위원장이 국회의원 각자의 이름으로 된 평가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본지 7월6일자 11면 ‘위기의 정의당 두 청년 의원의 반성문’ 기사 참조>

지난 대선 후보로 나섰던 심상정 의원은 “유구무언이고, 죄인의 심정이다”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반성을 먼저 한 뒤 “진보정당 1세대의 실험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 “차기 리더십이 주도할 근본적 혁신은 주류세력 교체, 세대교체, 인물교체를 통해 긴 호흡으로 완전히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추진하는 혁신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심 의원은 “지금 추진하고자 하는 평가와 혁신이 과거를 덜어내고 단절하는 데에만 초점을 두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미래를 채워 가는 혁신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민감한 성폭력 이슈가 많이 터졌고 그에 대한 백래시로서 ‘페미당’이라는 공격이 있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노동·민생 이슈를 부각시키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일이지, 성평등 노력이 과했다는 식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고 못 박았다.

당원총투표 같은 형태로 비례대표 의원 사퇴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누적돼 온 당의 실존적 위기에 대한 책임을 2년 남짓 활동한 비례의원들에게 물을 수는 없다”면서도 “깊이 성찰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책임질 방안이 무엇인지 숙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주·배진교·강은미 의원은 노동중심성 회복을 상대적으로 많이 강조했다. 이은주 의원은 “‘정의당표 노동정치’를 현장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곧 노동현장에서 정의당이 잃었던 신뢰와 지지를 되찾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배진교 의원은 “노동중심성 확보를 위해 지도부-의원단이 사활을 걸고 공동의 노력을 펼쳐야 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처럼 입법과제를 선정하고 함께할 수 있는 산별과 개별노조를 조직하는 과정에 총력을 쏟아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미 의원은 “당내 ‘비상구’가 파리바게뜨·네이버·이랜드 노동자들 손을 잡은 것처럼, 일선 노동자들을 일상적으로 만나고 당과 노조 테두리로 조직할 수 있는 당내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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