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노사가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놓지 않아 단기간 내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4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따르면 지회는 지난 1일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쪽과 대화를 시작했다. 파업에 돌입한 지 30일 만이다. 5일 세 번째 교섭이 노조 대우조선지회 사무실에서 예정돼 있다. 노조는 교섭 자리에서 임금인상, 상여금 지급, 성과금, 1년 단위 근로계약, 일당 지급 기준시간(8시간), 전임자 인정 같은 노조활동 보장 등 9가지 주요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협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회 관계자는 “노조 요구안에 대한 회사 입장을 묻는데 현재 대부분 엑스”라고 전했다. 회사쪽은 노조전임자를 인정하는 대신 노조활동을 위해 일정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지회는 거부한 상태다.

사내협력사쪽은 노조와 대화를 하면서도 ‘공권력 투입’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현장책임자연합회와 사내 협력사 대표는 경남경찰청을 찾아 “정당한 공권력 집행으로 멈춰진 생산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 요청 드린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노사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1도크에서 건조 중인 대형 원유운반선(VLCC) 5495호선 농성도 길어지고 있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지난 22일부터 원유운반선 바닥 위 1평 남짓한 철 구조물 안에 스스로를 가뒀다. 조합원 6명은 원유운반선 상단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한편 거제경찰서는 김형수 지회장과 부지회장 2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난 1일 검찰에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이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영장발부 여부를 심사해 결정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져 손실이 심화한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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