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4일 오전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휴식권 보장 등 근무여건 개선과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집단 단식농성을 시작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지회장 임종린) 조합원 5명이 SPC그룹에 사회적 합의 이행과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4일 단식에 돌입했다. 임종린 지회장이 53일 동안 이어진 단식을 중단한 지 45일 만이다.

노조는 이날 서울 서초구 SPC그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 인원이 1명으로 안 된다면 5명이, 단식기간이 53일로 부족하다면 60일이고 70일이고 하겠다”고 밝혔다. 단식에는 지회 최유경 수석부지회장·나은경 서울분회장·박수호 대의원·서정숙 제주분회장·김예린 대전분회장이 참여한다.

임 지회장이 단식을 하면서 피비파트너즈와 노조는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다. 그런데 지난 5월19일 임 지회장이 단식을 중단하자 노사 대화도 끊겼다.

최유경 수석부지회장은 “정말로 누군가 죽어야 이 싸움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끝장을 보려 한다”고 결의를 밝혔다. 박수호 대의원은 “이날 ‘안 가면 안 되냐. 빨리 오라’는 아내를 다독이며 단식에 나섰다”고 전했다. 박 대의원은 “과거에는 임신 중인 여직원이 하혈을 했는데, 대체근로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해 병원도 못 가고 발만 동동 구르다 아이가 유산된 일도 있다”며 “노조가 없어지면 과거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종린 지회장은 “지금 이 시간까지도 제가 단식할 때 며칠을 더 버텼으면 간부들이 이 더운 날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지 (하는 생각에) 미안하다”며 “긴 투쟁을 승리로 끝내고자 결의한 간부들의 마음을 받아 끝까지 즐겁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임 지회장은 병가를 내고 장기간 단식 후 약해진 몸을 추스르는 중이다.

연대 발걸음은 이어졌다. 성공회대 노학연대 모임 가시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장채린씨는 “학생들이 현 사태에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일 점심 릴레이 단식을 시작한 지 23일차”라며 “힘 닿는 데까지, 최대로 힘을 모아 내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사회적 합의 핵심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3년 내 본사직과 동일임금 적용 부분에 대해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음에도 아직까지 회신이 없다”며 “SPC가 일하는 노동자를 제대로 대우해 시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