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산은의 부산이전은 지방금융발전 대안이 아니고, 기업의 해외 진출 같은 대외정책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는 산은의 기능을 축소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주장은 김민석·강득구·김영주·민병덕·서영교·오기형·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한 서울형 금융특구 정책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지방금융발전 대안 관점에서 산은 이전을 다룬 이날 토론회에서 이종섭 서울대 교수(재무금융)는 “정책금융기관 상당수는 중소기업 정책지원보다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같은 대외정책사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며 “지방이전시 대외정책기능 효율성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고 글로벌 인재 유출이나 국제 다자개발은행 협업 접근성 약화 같은 현실적 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산은의 투자은행(IB) 기능에도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분산보다 집중과 전략적 육성이 더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산은은 전통적으로 IB 관련 업무, 특히 채권 발행과 기업구조조정을 담당해 와 금융클러스터와의 연계 없이 그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만약 부산을 금융클러스터로 육성할 것이라면 유관기관을 모조리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교수는 “부산 국제금융 허브화가 장기적 목적이면 산은뿐 아니라 한국은행·한국수출입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을 모두 이전해 금융클러스터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때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12위인 서울과 30위인 부산 중 어느 곳이 요충지인지 분석을 통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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