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연대

현대산업개발 경영진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처음 열린 주주총회에서 “뼈아픈 반성과 엄중한 책임감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환골탈태하는 각고의 노력으로 소비자와 주주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1천754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만 철거하는 경우, 2단지 전체를 철거하는 경우, 1·2단지 모두 철거하는 경우를 각각 3분의 1씩 반영해 손실액을 추정했다. 정확한 손실 추정액은 안전정밀진단을 통해 철거 범위가 결정되면 재공시할 방침이다.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 참사와 관련해서는 “피해보상 등에 100억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주총에서는 ‘누군가는 주주가치 하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책임자에 대한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권 대표는 “사내 징계가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재판 이후에 내부적으로 책임을 묻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정몽규 HDC 회장이 배당금과 퇴직금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권 대표는 “본인이 결심해야 하는 개인적 문제”라며 “회사 차원에서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도 정익희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양대 노총과 참여연대 등은 주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익희 C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별도의 안전·보건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않는 것은 전사적인 안전·보건 시스템을 구축할 적극적 의지가 부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네덜란드 연금투자회사 APG의 위임을 받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을 제안했지만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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