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소속 인천국제공항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이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앞에서 해고 없는 공무직 전환을 요구하는 천막농성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인천국제공항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이 공무직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대량실직 위기에 처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재정부가 인건비 예산을 삭감하면서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놓였다”며 “전원이 고용승계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이날부터 1여객터미널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인천공항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은 입국거절 승객에 대한 보호·안내 업무를 수행한다.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의 모임인 항공사운영위원회 하청업체 소속인 이들은 출입국관리법 개정에 따라 올해 8월 법무부 공무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지부에 따르면 법무부는 기존 정원 42명에 대한 예산을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승객 감소를 이유로 15명에 대한 예산만 책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순환 무급휴직 실시 등을 이유로 7명이 퇴사하면서 현재 35명이 출국대기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명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몰린 것이다.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매년 고용계약을 체결해 왔다. 공무직 전환으로 처우가 개선되고 고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출국대기실 노동자 최하림씨는 기자회견에서 “몇 년을 일해도 변하지 않는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으며 매년 근로계약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올해도 계속 일할 수 있을지 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됐을 때는 드디어 우리도 인정받고 제대로 보호받으며 일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겪은 어려움을 비웃듯 이제는 해고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내다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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