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1급 시각장애인이 공무원으로 채용된다.

선천성 녹내장으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신창현(申昌鉉ㆍ43ㆍ경기 안양시)씨는 내년 3월부터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에서 계약직 7급으로 채용돼 앞으로 2년 간 장애인 정책연구 등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현재 단국대 강남대 등에서 사회복지학강의를 맡고 있는 신씨는 서울맹학교와 단국대 특수교육학과를 거쳐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특수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신씨는 10월 지하철 안에서 우연히 지팡이를 짚고 있는 자신에게 자리를양보한 서울시 문영모(文永模) 장애인복지과장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문 과장은 신씨에게 서울시의 장애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평소의 해박한 지식을 쏟아낸 신씨에게 감탄한 문 과장이 장애인들을 위해 직접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신씨는 “서울시 도로나 보도 등이 보행자 보다는 자동차 중심으로 돼있어 시각장애인은 말할 것 없고 일반인에게도 불편하게 돼있다”며 “장애인에게 편리한 도로나 건물이 지어질 수 있도록 서울의 교통, 건축분야 입법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선천성 2급 지체장애인인 정재우(鄭在祐ㆍ33ㆍ여ㆍ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씨도 서울시가 지난 10월 공모한 장애인 공무원 채용심사에 합격, 계약직8급으로 임용돼 여성 장애인 관련 업무를 맡는다.

정씨는 성신여대 동양화과를나와 성신여대와 가톨릭대에서 각각 교육학ㆍ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중학교 교사를 하다 1999년부터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간사, 장애인성폭력상담소 선임상담원 등 줄곧 장애인 관련사회활동을 해왔다.

이들은 내년 초 서울시 인사심의위원회 승인을 거쳐 임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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