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한열의 뜻을 이어 평생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배은심 여사가 별세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9일 “이날 새벽 5시28분 배은심 어머니께서 향년 82세로 운명하셨다”고 밝혔다.

배은심 여사는 1987년 6월9일 아들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같은해 8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사무실을 직접 찾은 이래 줄곧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민가협은 1986년 8월12일 창립해 민주화 운동 현장을 지켜오고 있었다. 이후 그는 광주 집보다 전국의 민주화·인권투쟁 현장과 서울의 한울삶(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유가협 회장을 맡아 활동했다. 정부는 6·10 민주항쟁 33주년이던 2020년 조영래 변호사·박정기 전 유가협 이사장, 이소선 여사 등 12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12명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배은심 여사만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훈장을 받았다.

배 여사는 최근 급성 심근경색을 앓아 치료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쓰러진 뒤 치료를 받던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장례식은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한동건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 장남수 유가협 회장, 박봉주 광주전남추모연대 공동대표가 장례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조선대병원장례식장에서 3일장으로 진행되며 11일 망월동 8묘역에 안장된다.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 시민분향소에서도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다.

민주화를 위해 산화한 열사의 부모들이 모인 유가협의 투쟁은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현재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에서 농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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