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방과후학교강사지부

서울지역 방과후학교 강사들이 방과후학교 ‘업체위탁’을 중단하고 학교가 직접 운영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방과후학교강사지부(지부장 이진욱)는 16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학교에서는 학교 교육의 한 축인 방과후학교를 물건을 사고팔듯 최저가입찰로 거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과후학교는 학교가 직접 강사를 선발하는 ‘개인위탁’과 위탁업체에 운영을 맡기는 ‘업체위탁’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부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업체위탁 비율은 42%로 전국 평균 20.2%의 두 배 수준이다.

지부는 강사료에서 수수료를 공제하는 업체위탁으로 강사 처우가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준형 지부 서울지회장은 “위탁업체가 강사료에서 적게는 15%, 많게는 40%의 수수료를 떼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내몰린 방과후학교 강사를 벼랑 밑으로 밀어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편파적인 설문조사를 활용해 개인위탁 방식에서 업체위탁 방식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0월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가 방과후학교 운영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을 보면 개인위탁의 특징으로 △강사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폐강시 원활한 강사 구인이 어려움 △강좌 시작 전 신규강사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어려움 같은 단점만 거론돼 있다. 반면 업체위탁에 대해서는 △강사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폐강시 원활한 강사 구인이 가능함 △위탁업체가 보유한 우수한 강사풀을 활용할 수 있음 등 장점만 나열하고 있다. 이진욱 지부장은 “초등학교에서 교직원 업무 부담을 이유로 업체위탁을 유도하고 있다”며 “편파적인 설문조사를 근거로 진행된 업체위탁 전환은 무효화하거나 설문조사를 공정하게 다시 실시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과후학교 업체위탁은 공공부문에서 간접고용과 비정규직을 줄이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민간이 운영하면 자율성·효율성·경제성이 높아진다는 이유로 필수공공서비스를 외주화했지만 현실은 ‘업자’의 호주머니만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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