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달 기자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교육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 간 임금교섭이 난항에 빠진 가운데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전국의 시·도 교육청에서 농성투쟁을 하고 있다. 노조 대구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대구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데, 학교운동부지도자 고용불안 문제까지 겹치면서 김귀예(59·사진) 지부장이 삭발까지 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일 오후 천막농성장에서 김 지부장을 만났다.

- 임금교섭 상황은 어떤가.
“8월부터 교육부 및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과 집단교섭 형태로 임금교섭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20일 민주노총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이 1%대 인상안을 고집하고 있다. 노조가 전국 시·도 교육청 천막농성에 들어간 이유다. 대구지역은 임금교섭 외에도 학교운동부지도자 고용안정이라는 절실한 사안이 있어 삭발까지 하게 됐다. ”

- 학교운동부지도자 고용은 무엇이 문제인가.
“학교운동부지도자는 학생선수를 육성하는 직종이다. 보통 전임코치라고 부른다.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4개 종목 207명의 전임코치를 배치했다. 학생을 선발하면 길게는 초등학생은 6년, 중·고등학생은 3년을 내다보며 훈련시켜야 한다. 그런데 코치를 1년 계약직으로 뽑으면서 성과를 강요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준비도 안 된 선수를 대회에 출전시키는 등 학생선수도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 교육청에서 1년 계약직을 고수하는 이유는.
“교육청은 학생선수가 줄어들고 팀이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무기계약은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말이 안 되는 게, 학교운동부는 50년간 지속된 사업이다. 올림픽 등 각종 대회가 없어지지 않는 한 전문선수 육성을 중단할 수 없다. 이 학교에서 팀이 없어져도 다른 학교에서 생기고, 코치들이 한 종목뿐 아니라 2~3종목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서 문제없다.

이미 8개 시·도 교육청에서 무기계약으로 전환됐는데도 대구시교육청은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또 무기계약직이 되면 아등바등했던 1년 계약직에 비해 성과를 안 낼 수도 있다는 말을 교육청 담당자가 공공연히 했다. 1년 계약을 노예계약 취급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학교운동부지도자들 중에는 국가대표를 한 분도 있고, 대부분 선수 출신이라 그런지 자존심이 강하고 승부욕이 있다. 교육청의 망발에 다들 분노하고 있다.”

- 임금교섭에서 구체적인 쟁점은.
“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의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임금격차를 비교한 자료가 있다. 교육공무직들이 정규직 임금의 55%를 받아, 전체 공공기관 중 정규직과의 격차가 가장 컸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정부의 공무직위원회에서도 “격차를 줄여야 한다. 복리후생수당부터 동일하게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명절휴가비만 해도 정규직의 반도 못 받고 있다. 게다가 내년은 교육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다. 17개 교육청으로 내려오는 지방교육교부금만 하더라도 64조3천억원이 편성됐다.

최저임금도 5.1% 오르는데 교육청은 기본급 1.2~1.3% 인상을 제시했다. 명절휴가비 인상은 일언반구도 없다. 심지어 교섭에서 사측은 ‘공무원 인상률보다 더 높게 오르면 안 된다’는 발언도 했다. 지금보다도 격차를 벌리자는 말이다.”

- 2차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에서 2차 파업을 결의했다. 11월 하순까지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2차 파업에 들어갈 것이다. 임금교섭이 타결돼도 대구지부는 학교운동부지도자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계속 농성을 할 것이다. 삭발과 농성으로도 안 되면 뭘 더 해야 하는지 교육청에 묻고 싶다. 교육감 면담을 요구해 놓았는데 만나면 정말 물어볼 것이다. 2월이면 학교운동부지도자 계약만료다. 그때 다시 1년짜리 계약서를 쓰게 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로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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