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노조가 26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앞에서 천문학적 액수의 금융 사고에 대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했다. 윤기현 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1조3천388억원의 막대한 사모펀드 상품을 판매한 신한금융투자가 사모펀드 판매를 핵심경영전략으로 밀어붙인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실무자만 희생양 삼고 있다고 노동계가 비판했다.

사무금융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지부장 윤기현)는 26일 오전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문학적 금융사고는 신한금융지주와 지주 낙하산 인사가 벌인 참사”라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부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사모펀드 상품 사고 금액은 헤리티지 3천799억원, 라임 3천389억원, 젠투 4천200억원, 이 밖에 또 다른 소규모 사모펀드 2천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회사 차원에서 사모펀드 상품 판매를 역점 추진했다. 노조는 “신한금융은 증권업 경험이 없는 은행 출신 김형진 지주 부사장을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며 “김 사장은 사모상품의 밤 행사를 개최해 가며 신한금융투자를 사모펀드 상품 1위 증권사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또 “지주 부사장이자 은행직원인 WM그룹장은 주문형 사모펀드 상품 판매를 핵심경영전략에 반영해 판매를 강하게 밀어붙여 타사 대비 천문학적 규모의 금융상품 사고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사고 이후 회사가 실무진 꼬리 자르기에 급급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 당시 김형진 사장 후임으로 이영창 사장을 앉혀 사고 수습을 맡겼는데, 정작 이영창 사장은 취임 이후 현재까지 190억원을 판매한 위워크 상품에 대해서만 자체감사를 진행해 상품 판매에 관여한 직원만 중징계하고 전액 환불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런 상품을 핵심경영전략으로 강요한 WM그룹장과 WM추진본부장의 책임은 묻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노사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윤기현 지부장은 “신한금융투자 노사는 3월26일 주요 사고상품 관련 핵심 경영진을 문책하고 비전문성 낙하산 인사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신한금융 회장 승인까지 받아 작성했는데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날로 71일째 본사 앞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신한금융투자는 사모펀드 상품 사고 이후 금융감독원이 빠른 소비자 보상을 위해 실시한 자율 분쟁조정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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