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서울시 1호 철도 민자사업인 우이신설경전철이 운행 4년 만에 파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시민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공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공운수노조는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 교육장에서 ‘우이신설경전철 운영 문제점과 개선 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은 “우이신설경전철은 개통 4년 만에 적자가 600억원으로 불어났다”며 “열악한 노동조건은 높은 이직률로 확인되며 50%에 이르는 비정규직 비율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임금과 인력부족 시달리는 경전철 노동자들

2017년 9월 개통한 우이신설경전철은 강북구 북한산우이역에서 동대문구 신설역까지 11.4킬로미터 구간을 운행한다. 우이신설경전철㈜이 철도를 건설한 뒤 서울시에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30년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이 적용됐다. 포스코건설이 대주주인 우이신설경전철은 우진산전㈜에 경전철 운영을 위탁했다. 우진산전은 자회사 우이신설경전철운영㈜을 설립해 업무를 재위탁했다.

이 같은 다단계 위탁구조가 노동자들을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에 따르면 우이신설경전철운영 직원 141명 중 69명(49%)이 비정규직이다. 현장직 노동자들의 세후 임금은 월 210만9천820원에 불과하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경전철 운영 초기에 입사한 관제사 15명 중 단 2명만 남아 있다”며 “신호부서도 미숙련 직원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시 미숙한 대처가 우려되지만 많은 직원들이 이직을 희망하고 있어 안전인력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으로 2인1조 근무 원칙도 지키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전유덕 노조 우이신설경전철지부장은 “휴무가 끼어 있거나 연차를 쓰면 역사와 차량기지를 혼자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객이 피 흘린 채 쓰려져 있었지만…

우이신설경전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24일 한 승객이 보문역 계단에서 넘어져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지만 현장에는 직원이 없었다. 같은달 29일 신설동역에서 승객 한 명이 쓰러졌지만 우이신설경전철운영은 승객이 제보하기 전까지 이를 몰랐다고 한다. 지난 3일 4·19민주묘지역에서도 승객이 넘어져 다쳤지만 현장에는 아무도 출동하지 않았다. 전유덕 지부장은 “만약 직원이 역에 상주하고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우이신설경전철이 현재 상황을 자력으로 타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시와 우이신설경전철㈜은 하루 평균 13만명 넘는 승객이 경전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승객은 6만~7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개통 첫해에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8년 193억원, 2019년 152억원, 지난해 147억원의 영업손실이 쌓였다. 이영수 연구실장은 “서울시민과 노동자를 위해 서울시가 우이신설경전철 사업을 공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우이신설경전철㈜과 협상을 통해 올해 안에 경전철 사업 재구조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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