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고령화가 미국과 일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 최근 10년치(2010~2020년)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50대 이상 제조업 근로자 비중이 2010년 15.7%에서 2020년 30.1%로 14.4%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 제조업 노동자 평균연령은 2011년 39.2세였는데 지난해 42.5세로 3.3세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제조업 평균연령이 각각 0.3세, 1.2세 오른 것과 대조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6년부터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44.9세)은 미국(44.6세)과 일본(43.6세)을 모두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 일자리 증가세는 2015년부터 최근 5년 동안 급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제조업 노동자가 59만7천명 늘었지만,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만1천명 늘었다. 기업이 신규채용 규모를 축소했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그 원인으로 “엄격한 노동규제로 기존 정규직은 과보호되고 제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돼 청·장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탓”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유연성 제고와 규제 완화를 통한 고용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반박했다. 장석원 금속노조 기획부장은 “지난 10년간 50대 비중이 늘어난 것은 80년대 중반 우리나라 자동차·조선·전기전자·철강 기업이 생산확대로 대거 신규채용한 인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50대로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 기획부장은 “고연령대 노동자들이 계속 경제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업에서의 이탈이 경제적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은 사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높은 고연령 비중은 숙련노동 유실과 노후대비·사회복지 부족으로 인한 퇴직자 재취업, 워킹푸어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징조이므로 정책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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