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일의 노총인 호주노조회의(The 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ACTU)는 지난 83년 호주노동당이 집권이후 호주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대해 가며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들어서면서 시작된 구조조정과 96년 자유당 당수인 존 하워드가 이끄는 보수성향의 자유당과 국민당 정부의 집권으로 정치적인 해결만으로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조직력을 높이는 등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노동당과 정치적 유대를 통해 발전

ACTU는 3년마다 개최되는 총회를 통해 정책 방향과 목표를 결정하며 작업장에서의 노동조건 개선, 교섭 등만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친 이슈에 대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ACTU는 여성 의장으로도 유명한 1995년 제니 조지(Jennie George)가 첫 여성위원장으로 선출된 데 이어 지난 해 5월에는 또다시 여성인 샤란 버로우(Sharan Burrow)가 의장으로 당선됐다. 버로우 의장은 지난해 10월에는 국제자유노련 아태지역조직(ICFTU-APRO) 최초의 여성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으며 교사출신으로 92년 호주교원노조(The Australian Education Union)의장과 EI(국제교원노조)의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ACTU는 27년 결성이후 호주노동당과 긴밀한 정치적 유대를 형성해 왔다. 호주노동당은 ACTU 산하의 산별연맹 차원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조합원이 개별적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ACTU는 호주노동당 내에서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정책결정에 참여하며 호부노동당은 ACTU에게 중앙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의 일정 지분을 보장하고 있다.

83년 연방 총선거에서 호주 노동당이 승리하면서 시작된 13년간의 장기집권기간 동안 ACTU는 생활임금 조정과 임금정책 등에 참여했으며 84년에는 작업장 건강과 안전을 위한 국가위원회를 설립되고 86년에는 노동자들을 위한 노후연금이 도입됐다.

그러나 84년 능률급제가 도입되는 등 구조조정에 대한 압력도 거세졌으며 ACTU는 구조조정을 일부 수용해 가는 대신 노동 기본권을 확대해 갔다. 90년대 이후 본격화된 구조조정에 대해 ACTU는 정치적 해결보다는 조직확대를 통한 노조 활성화가 보다 시급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한다. 조직 노동자수도 84년 302만8,500명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조직적으로도 300여개의 중소노조들이 20여개의 거대노조로 통합되고 미조직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 보수정부 출범과 ACTU의 투쟁

96년 들어서 연방정부인 존 하워드 보수정부는 노조활동과 노동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노동관계법을 도입한다. ACTU가 이를 막아내지 못한 것.

그러나 ACTU는 원주민들의 노조결성을 지원하는 한편 사회세력과의 연대에도 전력을 기울인다. 또한 ACTU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서는 세계화에 대항한 전세계 노동자들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보고 남반구노조연대회의를 주도적으로 결성하는 등 90년대 초반부 터 제3세계 노동운동과의 적극적인 연대에 나선다.

노조의 이같은 노력으로 95년 서호주 정부의 노동법개정에 맞서 ACTU 서호주본부를 중심으로 한 '노동법개악저지투쟁'이 성공을 거두며 99년에는 존 하워드 연방정부가 '노조결성범위 제한'을 골자로 한 두번째 반노조법률을 제정하려하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저지해 낼 수 있었다.

현재 ACTU는 46개 회원노조에 180만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앙정치 차원의 정책 개입만으로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조직률을 확대하고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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