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혼자 밥 먹는 걸 혼밥, 혼자 술 마시는 걸 혼술이라고 부른다. 1인 가구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위기 상황까지 겹쳐 흔한 말이 됐다. 혼행(홀로 떠나는 여행), 혼공(혼자 공연 관람) 등 곁가지가 자꾸 는다. 이뿐인가. 요즈음 나 홀로 기자회견이며 1인 시위가 잦다. 종종 1인 집회라는 표현도 등장하던데, 형용모순을 피할 길 없다. 주로는 동시다발을 앞에 붙여 그 의미를 강조한다. 혼견, 혼시라고 하면 되려나. 그 방식을 두고는 길에서 다툼이 잦다. 일행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며 더 멀리 이동할 것을 경찰이 요구하면, 괜한 방해 마라며 시위자는 버티고 선다. 어림짐작 때문에 그렇다. 바퀴 달린 거리측정기로 70미터 거리를 재고 나서야 얼마간 정리가 된다. 한데 모여 크게 말하기가 간절한 사람들은 양보할 수 없는 헌법적 권리를 두고 싸우느라 오늘 또 나 홀로 전선에 선다. 혼전이 계속된다. 어림짐작엔 자주 편견이 끼어들기 마련이라 더욱더 그렇다. 백화점에, 콘서트장에, 또 출퇴근길 혼잡한 지하철 속에 사람이 많다. 1인 시위를 다그치느라 그 주변에 경찰이 많다. 과도한 입막음이라고 길에 홀로 선 사람이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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