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는 산업현장 산재예방에 도움을 주고자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지난 4월2일부터 추락·끼임·화재·폭발·질식 사고 사례와 위험요인·예방대책 정보를 6차례에 걸쳐 제공했다. 산재 사망사고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추락과 끼임이다. 지난해 산재 사망사고 통계를 통해 추락·끼임 사고의 심각성을 환기시킨다.<편집자>

# 노동자 A씨는 2020년 6월 울산시 한 신축공사 현장에서 철골 구조물 설치·고정작업을 했다. 크레인으로 끌어올린 철골 위치를 바꾸기 위해 잠시 안전고리를 풀고 철골 고정 볼트를 빼려다가 철골과 함께 바닥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 2020년 4월 경기도 리모델링 공사 현장. 노동자 B씨는 쉬는 시간에 휴식장소로 이동하던 중 바닥 개구부에 빠졌다. 지하 1층 바닥으로 떨어진 그는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개구부 주변에는 안전난간과 덮개 같은 방호조치가 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 노동자 C씨는 2021년 3월 경북 안동시에 있는 한 사업장에서 원재료 배합실에 있는 배합기 내부에 들어가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지해 있던 배합기가 작동하면서 B씨는 회전하는 날개와 설비 내벽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설비 안에서 작업 중인 것을 모르고 누군가가 기계를 작동시킨 것이었다.

떨어짐 사고와 끼임 사고는 산재 사망사고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2020년 떨어짐 사고사망자는 328명, 끼임 사망자는 98명으로 전체 사고사망자 882명의 48.3%나 된다.

사망사고자를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458명)·제조업(201명)·서비스업(122명) 순으로 많은데, 해당 업종의 사고유형을 봐도 떨어짐과 끼임사고가 이들 업종의 사망사고를 높이는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전체 사고사망자의 52%를 차지하는 건설업은 떨어짐 사고사망이 236명(52%)으로 절반을 넘었다. 201명이 숨진 제조업은 끼임 사고사망이 60명(30%)으로 가장 많았고, 추락 사고사망이 41명(20%)으로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은 떨어짐 사고사망이 34명(2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 업종에서 떨어짐 사고와 끼임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핵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건설 현장의 경우 비계(19.9%), 철골빔·트러스(11%) 같은 철골작업 중 떨어지거나 지붕·대들보(19.9%)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많다. 개구부(4.7%)에 빠지는 사고도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한다. 개구부 주변 안전난간이나 덮개 설치, 철골 작업을 할 때 안전대 착용이나 추락방호방 설치 같은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가 대부분이다.

떨어짐 사고는 건설업이 아니더라도 제조업을 포함한 전 업종에서 발생한다. 깨지기 쉬운 슬레트 지붕이나 선라이트 위에서 작업하다가 떨어지는 사고가 대표적이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파쇄기나 분쇄기, 폐지압축기나 프레스에 노동자가 끼이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작업 중 기계의 전원을 차단하지 않거나, 전원을 끄더라도 다른 사람이 작업 중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기계를 작동시키는 일이 많다. 장비 주변에 방호울 같은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안전보건공단은 “한해 900여명에 이르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건설업 떨어짐 사고와 제조업 끼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철저한 감독·점검과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기술·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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