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는 지긋지긋합니다. 급여를 주지 않아도 좋으니 일만 시켜주세요’

극심한 취업난을 보인 하반기 채용시장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구직자들의 절박한 몸짓이 이어지고 있다.

채용정보 제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10일 “최근 회원 구직자 5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6%인 144명이 돈을 안받더라도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상외의 충격적인 조사결과여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경력직 선호현상이 심해지면서 돈을 안받더라도 경력을 쌓아 취업의 끈을 잡으려는 절박한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취업 재수생인 ㅈ씨(29)는 “사보 제작 등에 관심이 있어 재수까지 하면서 대기업을 노렸으나 이루지 못했다”며 “그러나 백수로 지내는 것이 부담돼 중소기업 취업과 비정규직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이도 여의치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ㅇ씨(24·여)도 “면접에서 몇 번씩 떨어지고 나니 자신감이 사라졌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마지막 채용공고를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구직자들은 아예 와신상담하며 취업 재수, 삼수를 각오하고 각종교육기관 등을 찾고 있다.

정보기술(IT) 교육기관인 쌍용정보통신 교육센터 김수환 차장은 “대졸미취업자 IT과정의 경우 하루 평균 20여명이 문의를 하고 10여명 안팎이 접수한다”며 “과정별로 수강 경쟁률도 20~30대 1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