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노동조합회의(Congress of South African Trade Unions, COSATU)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코사투는 1985년 11월 흑인노동자들의 정치활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결성됐다. 대부분의 제3세계 국가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의 코사투 결성과정은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조운동의 상급조직을 결성하는 투쟁임과 동시에 백인지배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투쟁의 성격을 강하게 띤 것이었다. 더구나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남아프리카공산당(SACP)이 인종해방투쟁을 전개하다 1960년 국외로 추방된 상황에서 코사투는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흑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려 국내 대중투쟁을 주도했다.

결국 1990년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이 폐지되고 ANC와 SACP가 합법화되면서 세단체는 3자동맹을 구성했으며 1994년 4월 최초로 실시된 다인종 자유선거에서 넬슨 만델라 ANC의장을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또한 1999년 6월 2일 총선에서 3자동맹은 2/3이상의 의석을 확보했으며 대선에서도 음베키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회경제적 영역에서 백인기득권 세력은 인종차별구조 또는 계급지배구조를 강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 흑인인 극빈층 20%의 소득이 전체소득의 1.5%에 불과하며 백인 중심의 최상층 10%의 소득은 전체 소득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ANC 정권의 경제성장전략인 GEAR전략(성장, 고용, 재분배전략)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등 코사투는 3자동맹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GEAR 전략은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자본시장의 자유화 등을 내용으로 그 실행과정에서 많은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또한 기초 생활서비스와 관련된 공공기관의 민영화 추진으로 노동자들의 생활조건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코사투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96년 수석부위원장인 코니 섭템버를 위원장으로 코사투와 노동운동의 발전방향과 장기전략을 연구하기 위해 구성된 '섭템버 위원회'는 97년 9월 정기총회에서 보고됐다. 섭템버보고서는 코사투가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목표로 변혁을 위한 사회세력화를 지향하며 광범위한 사회적, 정치적 쟁점에 관심을 가지는 사회적 조합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코사투의 조직규모 확대, 강력한 현장조직 건설, 통일된 지도부 등을 코사투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코사투는 조직적 논의를 거친 후 지난 11월 제1차 중앙위원회를 열고 정치적 연대강화와 조직쇄신 등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코사투는 3자동맹의 연대를 강화하되 실업과 공공서비스의 감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여 하며 완전고용을 위한 국가경제발전정책에 대한 공개적이고 건설적인 논쟁을 진행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내년 4월 이전에 정부와 함께 민중경제위원회(People's Economic Summit)를 건설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함께 코사투는 민영화에 대응한 총력투쟁기조를 유지하며 정부정책에 항의할 권리가 유지되는 한 ANC 정부에 대한 코사투의 지지가 확고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한 조직쇄신을 위해 노조운동의 기본으로 돌아가 민주적 실천과 논쟁에 기초한 현장조직 건설을 결의했으며 조직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매년 10만명의 신규조합원을 조직하기로 했다.

또한 이번 결의문에는 한국노동운동에 대한 연대와 함께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 및 구속노동자에 대한 석방 촉구도 포함돼 있어 한국노동운동과의 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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