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은미 정의당 의원 주최로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복수노조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조 탄압 사례와 쟁점’ 토론회에서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중간 관리자급인 복수노조 조합원이 우리 노조 조합원을 상담 명목으로 개별적으로 호출하고서는 우리 노조 탈퇴서 작성을 강요했다고 합니다. 거부하면 탈퇴서를 찢어버리면서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고 했다고 하더군요.”(강규형 화섬식품노조 SPL지회장)

“단체협약에 신입직원에게 노조를 소개하는 시간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있어 우리 노조에서 수차례 노조 소개 시간을 요청했지만 사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입직원 근로계약서 체결시 제조장이 동석해 다른 복수노조 가입원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이후 제보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임종린 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

SPC그룹 산하 사업장에서 일하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 조합원들이 한 얘기다.

30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은 “SPC는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해 관리자 중심의 친기업노조를 세우고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와해하려는 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SPC 산하 각 사업장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복수노조 제도 악용한 SPC그룹의 노조탄압 사례와 쟁점’을 주제로 열었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 소속으로 던킨도너츠를 생산하는 노동자들 중 민주노총 소속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조현일 노조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장에 따르면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9월23일 협력업체 소속 생산직 직원 240명가량을 본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회는 직접고용되기 1주일여 전인 같은달 14일 설립했다. 그런데 이후 관리자 중심의 복수노조가 출범하면서, 지회 조합원들이 탈퇴를 종용받거나 차별받는 일들이 발생했다고 지회는 주장했다. 조 지회장은 “근무 중 관리자 신분의 복수노조 조합원이 개별적으로 직원을 불러 민주노총 노조 탈퇴를 회유하거나 협박해 스트레스로 퇴사까지 고려하는 인원이 발생했고, 실제로 민주노총 노조 탈퇴자가 급증했다”며 “사측에 중단하라고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SPC가 부당노동행위를 합법적으로 하기 위해 복수노조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은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복수노조 설립을 주도하면 범죄단체 구성에 준하는 가중처벌을 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수노조 관계자는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조합원 모집 경쟁은 항상 있을 수 있다”며 “아무래도 우리가 인원이 많아 대표노조다 보니, 상대 노조에서 탄압받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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