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지난달 25일 당선한 이동근 한국경총 부회장이 첫 공식행보로 한국노총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김동명 위원장과 만났다. 상견례였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경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보이콧하면서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이관을 비롯한 노사정 대화가 순조롭지 못한 영향이다.

김 위원장은 “경총이 한국노총과 파트너십을 무시하고 관계 회복을 위한 가시적 조치들을 선행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경사노위를 만들어 노동존중 사회 실현이라는 목표를 갖고 활발히 활동해 왔고, 이 때문에 2019년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라는 전례를 찾기 힘은 노사정 합의도 나온 것”라며 “그런데 내면을 보면 노사 간 신뢰와 협력에 기반하기보다는 한국노총이 제시하고 정부가 호응하면 경총이 마지못해 발을 담그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십년 간 한국노총과 경총이 쌓아 온 신뢰 기반이 무너져 내렸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한국노총을 공격하며 경총 내부 정치에 활용했던 인물들의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노·경총 관계는 김용근 전 경총 부회장 시절부터 경색됐다. 특히 김동명 위원장이 취임 이후부터는 상호교류가 끊기다시피 했다. 지난해 2월 김 위원장은 취임인사차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상의를 방문하면서 경총은 제외했다. 2019년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 이후에도 경총이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 확대를 반대하면서 불편한 관계가 증폭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상견례에서 김 위원장은 관계회복 선행조치를 요구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에 따라 경사노위로 이관한 근로시간면제심의위에서 타임오프 한도 심의에 착수해야 한다. 근면위원 위촉부터 해야 하는데 경총이 얼마나 협조적으로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이동근 부회장은 “최근 여러 가지 대립과 갈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경총과 한국노총은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서로 윈윈하고 좋은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며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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