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섬식품노조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 소속으로 던킨도너츠를 생산하는 노동자 일부가 20일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직접고용됐음에도 협력업체 시절 불합리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2일 화섬식품노조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지회장 조현일)에 따르면 지회 조합원들은 지난달 9일부터 비알코리아 안양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날로 21일째다. 지회는 “교대근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근무시간이 아닐 때 돌아가며 24시간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9월23일 협력업체 소속 생산직 직원 240명가량을 본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회는 직접고용되기 1주일여 전인 같은달 14일 설립됐다. 당시 지회는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현일 지회장은 “직접고용 뒤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아직 급여·진급체계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고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직접고용 뒤 복수노조인 BRK노조가 출범하면서 요구를 관철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BRK노조와 회사는 지난 1월 임금·단체교섭을 마쳤지만, 타임오프·지회 사무실 같은 지회의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조현일 지회장은 “교섭이 끝난 뒤 결과도 제대로 통보받지 못했다가 공문을 보내서 2월 말쯤에서야 BRK노조에서 단협안을 받을 수 있었다”며 “그런데 BRK노조가 보내 준 단협안은 원본의 사본도 아니고 파일이어서 내용이 정확한지 확인할 수 없고, 임금안과 교섭 회의록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회 조합원들이 차별받거나, 지회 탈퇴를 종용받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날 지회가 공개한 지회 조합원 진술서에는 “2월 초 근무 도중 라인장이 불러서 갔더니 ‘왜 수습기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노조에 가입했나’ ‘계속 지회에 있으면 수습기간이 지나지 않았으니 회사 생활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언성을 높여 이야기했다. 저는 신입이고 관리자란 직급이 무섭기도 해서 지회 탈퇴서를 작성했고, BRK노조에 가입해야 퇴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그 자리에서 가입서를 썼다”고 적혀 있다.

BRK노조의 상급단체인 식품산업노련은 반박했다. 연맹 관계자는 “단협안은 이미 다 줬고, 임금안 내용은 직원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자가 마치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이 불쾌하다”며 “노조 가입 권유를 비롯해 정당한 노조활동을 하는데, 우리쪽이 조합원들이 더 많으니까 공격을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섭권을 가진 노조가 회사와 협상해서 노동조건이 향상됐는지, 안 됐는지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교섭대표노조라고 무조건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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