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노동계는 “2·3차 청문회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증인석에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18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산재 청문회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은 불출석사유서에서 “평소 허리 지병이 있어 장시간 앉는 것이 불편해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2주간 안정가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권유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게 됐다”며 “장인화 사장이 대신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는 방안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불출석사유서에 첨부된 진단서에는 ‘요추의 염좌 및 긴장’이라는 병명이 적혔다. 환노위는 지난 8일 최 회장을 포함한 산재 다발 기업 대표이사 9명을 이달 22일 산재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 회장의 불출석 통보에 노동계 시선은 싸늘하다. 불출석 통보 전날 최 회장이 진행한 안전사고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마저 도마에 올랐다. 최 회장은 통보 전날인 지난 16일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방문해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산재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해당 장소는 지난 8일 포스코 하청업체 노동자가 컨베이어 롤러 교체작업 중 기계에 끼여 숨진 곳이다. 노조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포스코에서 일하다 숨진 원·하청 노동자는 이 사고를 포함해 20명이다.

노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최 회장의 ‘용기’에 힘입어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사용자들도 줄줄이 불출석하는 사태가 우려된다”며 “환노위원장은 불출석하겠다는 증인들에게 구인장을 발부하고 2·3차 청문회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증인석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실정법도, 국회도, 여론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기업의 독주가 중대재해 원인”이라며 “최 회장은 청문회에 출석할 용기가 없다면 포스코 회장직 연임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어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최 회장을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과반이 찬성하면 이사회 결의를 거쳐 회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