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양대 노총의 시무식 풍경도 바꿨다. 민주노총은 시무식 참여 인원을 축소하고, 한국노총은 화상으로 시무식을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4일 오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집행부와 일부 지역본부·산하 노조 임원 10여명과 함께한 시무식에서 “가장 열악하고 위태로운 노동자들의 손을 잡는 것이 민주노총의 사회적 책무이고 존재 이유”라며 “민주노총의 투쟁과 변혁으로 신축년 소의 해를 우직하게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예년의 경우 대부분의 집행부 임원들과 산하조직 주요 임원들이 함께해 많은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필수 인원만으로 시무식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앞 농성장 단식으로 당선 뒤 첫 활동을 시작한 양경수 위원장은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강조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고 이한빛씨의 아버지 이용관씨를 비롯한 이들이 25일째 단식을 이어 가고 있다”며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는 사업과 투쟁을 통해 이 땅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잘리지 않고 거리로 나서지 않고 쓰러지지 않는 세상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화상으로 시무식을 진행했다. 한국노총도 매년 모란공원에서 시무식을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시무식 뒤 허권 상임부위원장을 비롯한 너댓 명의 집행간부가 모란공원을 찾았다.

화상 시무식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강추위로 노동자·서민의 삶이 위태로운 시기”라며 “이럴 때일수록 한국노총이 중심을 잡고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완전히 변화한 조건에 맞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며 “나열식 사업에서 선택적 집중으로 과감히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올해 한국노총 과제로는 비전형·특수고용·플랫폼 노동 확산에 능동적으로 개입할 것을 제시했다.

최나영,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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