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은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더 극심했다.
이런 제3세계의 국가들에서는 새로운 노동운동이 정부에 의해 인정받지 못하거나, 국제적인 노동조직의 지원을 받지못한 채 극심한 탄압에 맞서 존립을 걸고 끊임없이 투쟁해야 했다.

 

 


'남반구노조연대회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3세계의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조들이 네트워크를 구성, 2년마다 개최하는 대회를 말한다.

지금까지 국제노동운동은 선진자본주의 국가와 구소련권 국가들이 모여있는 북반구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은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더 극심했다. 이런 제3세계의 국가들에서는 새로운 노동운동이 정부에 의해 인정받지 못하거나, 국제적인 노동조직의 지원을 받지못한 채 극심한 탄압에 맞서 존립을 걸고 끊임없이 투쟁해야 했다.

이같은 노조들의 새로운 국제적 연대는 80년대 말 호주노총 서호주 지역본부가 추진한 인도양노동조합대회에서 시작됐다. 서호주 지역본부는 새로운 국제적 연대와 세계화에 대한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88년 지역학자들과 함께 인도양지역 학술회의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서호주본부는 지역내 민주노조 흐름과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이같은 결과로 1991년 5월 총 24명이 참여한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양노동조합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 주로 참여한 노조나 조직들은 공식노조라기 보다는 민주노조 건설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활동가들이었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민주노조 건설 전략과 노력이 워크숍의 주요 내용이 됐다.

이같은 시도는 국제노동운동 조직으로부터, 그리고 각국의 공식노조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서호주지역본부는 각국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조운동 조직과 연대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그 기준을 ILO 협약의 내용적 실현으로 잡았다. 2차 대회는 1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92년에 열렸고 94년에 개최된 3차 대회는 인도네시아의 기존 노총의 개혁문제가 핵심 쟁점이 돼기도 했다.

95년에는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발생했다. 서호주 정부의 노동법개악에 맞서 서호주지역본부가 투쟁하자 남아공 코사투가 '서호주를 출항하는 선박의 취급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고 인도 노총도 반대행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소위 개발도상국 노조가 '선진국'의 노사관계에 개입, 연대활동을 전개한 것이다. 서호주본부의 반대 투쟁과 국제적인 반대 운동의 확산으로 인해 노동법 개악 시도는 포기됐으며 서호주본부는 국제 연대 활동이 정부가 법안을 철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97년 인도에서 개최된 4차 대회에서는 다운사이징, 외주화, 비정규직화, 민영화 등과 이들이 노동자의 권리와 복지, 노동조건에 미치는 영향 등이 주요 논의 내용이 되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고발하는 데는 성공적이었지만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따라 5차대회 부터는 세계화에 대한 노조의 대응이 주요 이슈가 됐으며 5차대회를 앞두고 개최된 지역준비회의에서는 대회이름을 아예 인도양노조회의에서 '세계화와 노동조합 권리를 위한 남반구의 시도, 남반구노조연대회의(Southern Initiative on Globalisation and Trade Union Rights)'로 바꿨다. 또한 5차 대회에는 국제금속노련 국제화학노련, 국제운수노련, 국제공공노련 등 국제산별조직 대표들과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나이지리아 등의 노동운동 연구자들도 참여했다.

이제 6차대회가 '단결, 역량, 힘'이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일주일간 전개되며 각국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경험이 공유되고 대안이 모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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