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기업어음 여전히 찬밥…시중자금 단기 상품 몰려 지난달 19일 발표된 기업 자금사정 원활화대책에 힘입어 지표금리가 큰 폭으로 내리고 있으나, 정작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견기업들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여전히 자금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풍부한 시중자금이 계속 단기상품으로 떠돌 뿐, 기업자금 조달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 발표 후 시장 불안심리가 진정되면서 우량채권들로 구성된 국고채 및 회사채유통수익률(3년 만기)은 지난달 19일 각각 연 8.70%, 9.77%에서 이날 현재7.79%, 8.98%로 떨어졌다.

그러나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원인 3개월짜리 기업어음(CP) 유통수익률은 7.6%대 안팎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또 이달 중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5조원 어치 중 절반이 투자부적격(BB이하) 등급이지만, 이를 소화해줄 만한 수요기반도 확충되지 못하고 있다.

투신협회 관계자는 “투신사 수탁고는 이달 들어 7조원 가량 늘어났으나 이중 5조5천억원은 단기투자상품이었다”며 “회사채 차환발행 여건은 거의 나아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큰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발행시장채권담보부증권(프라이머리CBO) 발행도 일러야 이 달 말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기업의 자금줄 노릇을 하던 종금사들은 이달 들어 수신이 소폭 늘기는 했으나 여전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안정대책의 주된 대상이었던 투자부적격등급의 회사채들은 사실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금융시장의 불신과 회사채 매입기피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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