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입니다”

지난 98년 말 인테리어 회사를 다니다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김석태 씨(41). 32개월간의 기나긴 실직생활 속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다 못해 지난해에는 버스운전을 하기 위해 대형면허까지 땄지만 경기침체 속에서 취업은 쉽지 않았다. 실직이 오래되다 보니 가족들에게 늘 미안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감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지난 8일부터 노동부 산하 동대문 고용안정센터에서 성취프로그램 교육을 받고부터는 달라졌다. 아직 취업은 안됐지만 예전처럼 의기소침하거나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고 곧 취업을 할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 교육을 받으면서 실직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재충전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게 됐다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구직자들에게 취업 실전교육과 함께 자신감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이 실직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동대문 고용안정센터에서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성취(성공적인 취업)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매달 2팀씩(팀당 12∼15명) 일주일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구직자들이 실직의 아픔을 딛고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

이 프로그램에서는 정규교육에서는 배울 수 없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토론식 실전면접 등을 구체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특히 다른 팀원들의 자기소개서를 돌려보고 직접 구인자의 입장에서 면접하면서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역지사지(易地?之)의 교육방법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성취프로그램을 수료한 사람들의 취업률은 평균 38.5%로 재취직 훈련기관(35.5%)이나 전국 고용안정센터를 통한 취업알선(25.5%)보다 높은 편이다.

허모 씨(56)는 “지난 8월 건설회사 임원으로 일하다 실직한 뒤 인생이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 있었다”며 “그러나 같은 실직자들과 함께 토론하고 생활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이제 새로운 출발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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