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언제쯤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한국은행은 21일 2/4분기 실질국내총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3/4분기에는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설령 4/4분기에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정부가 전망하는 올해 4%대 성장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빨리 좋아져서 나라 살림은 물론, 가정 살림이 조금이나마 펴지기를 기대해온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스런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경제가 하강세를 지속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대로 안팎의 여건이 좋지 않기때문이다. 우선 내부적으로 대형 부실기업의 정리 등이 늦춰지면서 금융시장을비롯한 경제 전반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좀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외적으로는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과 일본 경제에다 유럽 경제까지 기력을 잃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주요 개발도상국가들도 성장이 감퇴해 세계경제가 이례적으로동시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다. 일부 전문가들은 침체 속도가1973년 석유 파동 당시보다 더 빠르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가 기대하는 만큼의 성장을 하기란 쉽지 않다고봐야 한다. 올해 4%대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도 너무 위축될 것은아니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별다른 묘책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에는 분명 문제가 많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충실하게 실천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하다. 땜질식처방으로 그때 그때의 위기를 넘기기에 바쁜 실정이라고 해도 그르지 않다. 특히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에서 이런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래 가지고는 경기조절책을 쓰더라도 성장잠재력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하고 대외여건이 좋아져도 선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