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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김영배 전무"주5일 근무제, 기업 경쟁력 유지라는 전제하에 도입돼야"
하반기 최대의 쟁점이 되고 있는 노동시간단축에 대한 노사정위 협상테이블이 본격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여당은 노동시간단축이 연내 입법화될 수 있도록 노사정위에서 합의를 이뤄줄 것을 요청하고 있고, 노사정은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구상하느라 분주하다.

재계는 현재 진행중인 노동시간단축논의에 대해 좀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시대적 대세인 점은 인정하지만, 노동시간단축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 미칠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각종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적극 피력하고 있다. 특히 재계의 입장에서는 각 기업별 처지가 매우 달라 주5일근무제 도입과 관련한 내부적인 의견 조율을 어떻게 할지도 고민스런 부분이다. 현재 노사정위 근로시간단축특위에는 전경련, 기협중앙회가 함께 사용자 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이런 재계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노사정위 상무위원, 근로시간단축특위 위원 등 하반기 제도개선 논의에 사용자 대표로서 적극 나서고 있는 경총의 김영배 전무를 만났다.

- 정부는 주5일근무제의 연내 도입에 대한 의지를 밝혔는데, 노사정위 합의가 가능하겠는가.

=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다. 근로시간단축특위가 구성된 게 지난 4월이고 50여 차례에 걸쳐 논의가 진행됐지만, 주요쟁점에 대해서도 노사간 합의에 이른 것이 없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합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양대노총간 선명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오히려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국 한국노총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 지난달 노사정위 본위원회에서 경총 김창성 회장이 '정부가 너무 앞서나간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

= 정부는 8, 9월 사이 합의하려고 노력할거라고 본다. 사실상 고위급 협의체라는 것이 비공식적인 논의 구조이지만, 정치적인 판단의 여지가 있는 거다. 그렇게 했을 때 오히려 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현실적인 판단이 있다. 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의약분업의 예를 타산지석 삼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 노동시간단축에 대해 어떤 원칙을 갖고 있나.

=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선진국보다 휴일·휴가수가 많아서는 안되며, 때문에 유급월차휴가·생리휴가는 폐지돼야 한다. 또한 정부는 내년에 당장이라도 시행하려고 하지만, 충분한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 연차적 시행시기가 가장 중요하며, 일본처럼 적어도 10년은 필요하다. 일본은 당시 일인당 GNP가 우리보다 높았고, 실근로시간이 훨씬 적었던 상태에서 시작을 했다.

그밖에도 현재 50%에서 25%로 임금할증률 인하,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근로시간 비적용범위 확대 등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 사실 경영계측에서 부담스러운 부분 중에 하나가 중소기업에 대한 적용 문제일 것이다. 주5일근무제 도입에 대해 재계 분위기는 어떤가.

= 그렇다. 중소기업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인력부족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지금 풀가동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4시간을 줄인다면 연장근로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곧바로 경영상 타격이 가해질 것이다. 연내 입법화 보도 후 경총에 하루에도 수백통의 항의전화가 걸려오는데, 대부분은 논의자체를 유보하자는 입장이고, 심지어는 계속 논의를 진행할 때 경총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주5일근무제가 장기적인 지향점임을 설명하면서 기업부담의 최소화를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당연히 주5일근무제 도입의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중소기업 지원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 노사정위에서 비정규특위 가동과 함께 보호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경영계는 파견근로대상 업무 확대, 특수고용형태 근로자 및 사용자 개념 확대 반대 등의 요구를 하는 등 노사간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데.

= 노사간 입장차는 비정규직 증가 원인에 대한 시각차 때문이다. 노동법상 유연성 확보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사용의 유인정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인위적인 통제정책은 해결책이 아니다. 이같은 입장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노동계 주장은 임시방편적 해결책으로 중장기적인 우리 경제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예컨대 파견근로 허용대상 업무를 엄격히 제한할 때 불법파견이 나오는 등 부작용이 있다. 이는 사용자의 이기심이 원인이라기보다 법정책의 문제점이다. 근로자개념 확대 주장도 관련 산업의 지속성과 고용유지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다.

- 노사정위에서는 공무원 노동기본권 관련 논의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정간의 문제이기에 경영계가 참여하는 노사정위에서 논의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 공무원의 보수 등 재정적 부담은 궁극적으로 조세 등을 통해 국민전체가 하는 것이다. 때문에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할 수 있는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하며, 노사정위 합의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경영계는 우선 10%에 불과한 직장협의회 활성화를 통해 전체 공무원의 이익이 대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 제도개선 외에도 경영계가 하반기 노사관계의 주요변수라고 보는 것은.

= 하반기에 예정돼있는 대형사업장들의 '임단협'이 어떤 방식으로 해결되느냐가 하나의 관건일 것이다. 임단협 투쟁이 노동계의 하반기 제도개선 투쟁 시기까지 지속될 경우 노사관계가 연말까지 매우 불안하게 전개될 것으로 본다. 또한 구조조정과 관련된 노동계의 반대투쟁도 예의 주목할만 하다. 상반기 화섬3사의 투쟁이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고,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관련한 연대투쟁 움직임, 금융권노조의 투쟁강화 조짐 등이 보이고 있다. 그밖에 민주노총의 투쟁동력 보완차원의 제시민사회단체, 국제노동기구 등과의 공동투쟁 강화, 한국노총 선거국면 진입 등에 따른 강경투쟁 기조 선회 가능성, 노정대립 국면 전환을 위한 정부의 유화책 제시 가능성 등이 하반기 노사관계를 좌우하는 주요변수가 될 수도 있다.

연윤정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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