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10.25 일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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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이것만은 반드시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다음달 7일부터 시작한다. 고용노동부에 대한 감사는 같은달 8일 잡혀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증인 출석을 최소화하는 등 집중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21대 국회 첫 국감인 만큼 문재인 정부 정책이나 굵직한 정치현안을 놓고 여야 충돌이 불가피하다.
노동 현안의 경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정부의 고용유지 정책, 택배노동자 과로 대책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이 아니더라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기획재정위·정무위 등에서도 노동자 문제와 관련한 쟁점이 기다리고 있다. 노동자들이 이번 국감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바라는지 들어 봤다.


책임지고 수사할 의지 있는지 대답해 달라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검찰·국세청. 노조는 그동안 이스타항공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들 정부기관에 고발과 제보를 해 왔다. 국정감사를 통해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 책임질 의지가 있는가, 수사할 의지는 있는가.

먼저 책임질 의지가 있는 것인가. 노동부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임금체불 문제를 뭉갰다. 4월부터 노동부에 두 차례 진정을 넣었다. 6월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 사업장으로 지정됐다. 7월 최종구 사장이 소환조사를 받았다. 변화는 없었다. 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은 “체불임금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만 지켜봤다. 하지만 인수합병은 무산됐고 체불임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다음달 14일이면 이스타항공 노동자 605명이 정리해고된다. 국토부는 어떤가. 저비용항공사(LCC) 통폐합 기조를 보이며 국내 최초로 항공사끼리의 인수합병을 허가했다. 그런데 올해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LCC 세 곳이나 인가를 해 줬다. 이스타항공은 LCC 지원책에서 계속 배제됐다.

의혹에 대해 수사할 의지는 있는가. 노조는 7월 서울남부지검에 이상직 의원을 조세포탈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나는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서를 썼다. 사건은 전주지검으로 이관됐다.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른다. 담당 검사 이름도 모른다. 국세청도 마찬가지다. 이상직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날 탈세 제보를 했다. 국세청은 접수증 하나 주지 않았다. 언론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얼마 전 접수증을 줬다.

이상직 의원이 2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입장문에는 사즉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없다. 이상직 의원이 탈당했으니 더불어민주당은 책임지려 하지 않을 거다. 나는 다음달 8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선다. 이스타항공 대규모 정리해고 문제점에 대해서 대답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대답함과 동시에 정부와 여당에 대답을 요청할 것이다. 사태를 책임질 의지가 있는가, 수사할 의지는 있는가.


원칙 어긴 혁신금융서비스 점검해야
류제강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류제강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행된 혁신금융서비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은행업종에 대한 금산분리 원칙과 타업종 영업을 해선 안 된다는 원칙에도 110여개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해 운용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혁신금융서비스가 금융권의 고유업무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밝혔으나 실제 현장에선 그렇지 못하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통신서비스와 결합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실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현장 노동자에게 스마트폰 판매를 부추기거나 실적경쟁을 시키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당초 취지와 어긋나 핵심평가지표(KPI)에 판매실적 등을 반영하고 점포별로 순위를 매기기까지 하는 행태가 발생했다. 또 다른 서비스들은 제대로 운용하지도 못한 채 사장된 상황이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이처럼 잘못 운용되고 있는 혁신금융서비스에 대한 사후관리에 나설 책임이 있음에도 방기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를 명분으로 현행법에서 금지한 행위를 허용한 것이라서 금융당국의 사후관리 책임과 의무가 막중한데도 외면하고 있다. 이번 국감은 이처럼 부실하게 운용하고 있는 혁신금융서비스에 대한 금융위의 관리책임을 강조하고 사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을 모색하는 국감이 돼야 한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대목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감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해 정부감시라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국감이 정교하고 치열하게 진행되지 못할 우려가 크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국감 참석자를 제한하는 조처가 있을 전망이다. 증인채택도 최소화하자는 논의가 오가는 상황이다. 최근 3연임에 나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에게 셀프연임과 채용비리 문제도 지적할 것으로 보이는데, 증인채택에 대해 양당 간사가 조율해야 하는 만큼 최종적인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감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사항에 소홀해질 우려가 크다. 반드시 점검해야 할 여러 현안을 소홀히 넘어가지 않도록 첫 국감을 맞이하는 의원들이 신경을 더욱 곤두세워야 한다.


코로나19에 편승한 얼렁뚱땅 국감 안 돼
정태교 금속노련 조직국장

정태교 금속노련 조직국장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우리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냉장고·에어컨·세탁기 같은 백색가전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지난 3월 전국삼성전자노조 광주공장 조합원으로부터 희한한 말을 들었다. 선후배 동료들이 일하다가 다치거나 병 들어도 산업재해 신청조차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퇴사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노조는 은밀하게 조사를 진행했다. 5월27일부터 6월6일까지 53명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9명이 업무와 관련해 근골격계 질환 진료나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현재도 요양 중인 사람들이 28명에 달했다. 하지만 산재 신청을 낸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산재 신청을 하지 못한 이유로 든 것 중 가장 많은 비율이 ‘인사상 불이익’이었다. 회사가 산재 신청을 못하도록 회유하고 협박하거나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내친김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2011년 이후 연도별 근골격계, 소음성 난청 등에 대한 산재신청 및 인정 건수와 재해발생 보고서 제출 건수를 알아봤다. 노조가 실시한 실태조사의 응답자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지난 10년 동안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산재신청이 6건에 불과했다. 그중 2건만 산재로 인정됐다.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 소속 4천여명 노동자 중 53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29명이 사고로 인한 부상을 입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도 10년간 전체 산재 보고건수가 13건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야말로 비상식적인 결과다. 지난 8월3일부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삼성전자 광주공장을 특별근로감독하고 있다.

그러나 미덥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다. 근로감독 과정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노조는 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할 계획이다. 그런데 들려오는 풍문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정감사를 축소해서 진행한다거나 증인채택 최소한으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힘 없고 백 없는 노동자들에게 국정감사는 실낱같은 희망이다. 코로나19 외에도 수많은 정치사회 이슈들에 묻혀 외면당하고 있는 노동현장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찾을 수 있는 창구다.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가 반쪽도 아닌 쪽박 국정감사가 될 수도 있으니 밤잠을 설치게 된다. 코로나19 방역 논리에 편승해서 국정감사를 얼렁뚱땅 대충대충 하면 안 된다. 노동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 위해 대책 만드는 계기돼야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말 그대로 국회가 국정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는 행위가 국정감사다. 정부의 행정·예산집행에 대한 효율성과 시의성·적정성을 감사하는 국회활동의 꽃이다. 거대 여당과 실질적 양당 체제로 이뤄진 21대 국회의 첫 번째 국정감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재난 시기를 지나는 과정에 진행되는 이번 국정감사는 모든 고통을 전가받고 있는 노동자·민중의 삶을 살피고 근본적인 대책수립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 사각지대 해소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고용보험 전면확대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코로나19로 드러난 경제·금융·산업의 난맥상과 이에 대한 미봉적 대책을 넘어 우리 사회의 대전환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국정감사가 진행돼야 한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3법’ 입법을 위한 10만명의 국민동의청원을 완료했다.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모든 노동자가 노조를 할 수 있는 권리,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찾기 위한 첫 걸음이다.

이렇듯 모두를 살리는 모두의 권리실현을 위해 노동안전보건 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감사를 해야 한다. 더불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및 불평등 해소, 위기에 가장 취약한 작은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준수 실태를 파악하는데 집중하는 국정감사가 돼야 한다.

이전 정권하에서 벌어진 국가권력에 의한 민주노조 파괴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회복과 원상회복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

하지만 증인채택 과정부터 이러한 기대와 바람이 무너지고 있음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새로운 세상을 위한 전환점을 만드는 21대 국회 첫 번째 국정감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생각이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는 국정감사이길 바란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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