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아산에서 일하는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100여명이 코로나19로 늘어난 물량만큼 하차인력을 충원하라고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물량증가로 간선차에서 물건을 내리는 작업이 지연되자, 오후 1시를 넘겨 배송을 시작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2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택배지부(지부장 박성기)에 따르면 지난 1일 천안서북구·동남구서브터미널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 80여명이 오후 12시가 되면 당일 물량을 다 싣지 못하더라도 배송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 아산서브터미널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 20여명은 오전 11시가 되면 배송을 시작하겠다고 결의했다.

박성기 지부장은 “코로나19로 물량이 많게는 30%가량 증가했는데도 회사는 그에 맞춰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며 “오후 1시까지 상차가 지연되니 고강도 노동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지부장은 “CJ대한통운 지사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시정이 안 돼 노동자 불만이 크다”고 덧붙였다.

천안에서 10년 넘게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는 김정한(가명)씨는 코로나19로 하루 물량이 이전보다 50~150건 늘었다고 증언했다. 늘어난 물량으로 김씨가 힘들어 하자 그의 아내도 오후에 두세 시간 배송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분류작업 알바까지 구했다. 하루 배송을 위해 세 명의 노동자가 투입되는데도 김씨는 오전 6시30분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한다고 한다. 주 6일 내내 하루 12시간가량의 노동을 지속하는 셈이다.

김씨는 “서브터미널을 신설하고 간선차 인력도 늘려야 한다”며 “천안 A서브터미널의 경우 많아 봐야 1톤 화물차량 80~100대가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인데 150~160명의 택배기사가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브터미널을 신설하게 되면 물량이 분산되니 간선차 하차작업 속도가 현재보다 빨라질 수 있다.

물건 하차 지연으로 2주 전부터 11시 출차 단체행동을 한다는 울산지역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이선호(가명)씨는 “코로나19로 물량이 늘어 옥천·곤지암허브터미널에도 물량이 밀려 있는 상태로 일주일 내내 화요일 물량을 배송하고 있다”며 해결을 촉구했다. 주말 동안 들어온 고객의 주문을 화주가 월요일에 접수하기 때문에 일주일 중 화요일 물량이 가장 많다. 박성기 지부장은 “(CJ대한통운은) 무임금 노동인 하차분류 작업을 없애고 최소한의 집배업무시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CJ대한통운에 관련 사실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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