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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차 확산, 일곱 가지 쟁점
▲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코로나19 2차 확산이 시작됐다. 일부 교회가 방아쇠 역할을 하긴 했지만, 2차 확산은 이미 예상됐던 바였다. 방역 전문가들은 몇 개월 전부터 휴가 전후, 또는 가을 즈음 재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사실 인간보다 정직한 바이러스는 대체로 예측 모델을 따른다. 그럼에도 정부는 “K-방역” 같은 ‘국뽕’으로 지지자를 규합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던 탓인지, 준비가 제대로 안 된 듯 보인다. 집권 여당은 이 와중에도 친일파 타령에, 야당 탓만 하고 있다.

이번 확산은 인구 절반 가까이가 밀집해 있는 서울·수도권에서 시작된 만큼 대구에서 시작된 1차 확산 때보다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2차 확산에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쟁점을 살펴보겠다.

첫째, 거품이 가득한 자산시장이 경제위기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전형적인 비이성적 열광 상태다. 2008~2009년보다 더 심각한 침체를 겪으면서도 주식시장이 그야말로 뜨거운 상태니 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돈을 쏟아붓고 있다. 심지어 빚까지 낸다. 하지만 주식 가치가 기업의 실제 실적과 영원히 무관할 수는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강화로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추가로 하락하면, 이판사판 패닉바잉(panic buying)이나, 나부터 살고 보자는 패닉셀링(panic selling)이 나타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바, 비이성적 열광이 클수록 시장의 정신적 공황 역시 심각해진다. 코로나19 2차 파동이 위태로운 자산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정부의 방역 비용과 경제 안정화 비용 역시 문제가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미 유례가 없는 정부 지출로 빚더미에 앉았다. 한국 정부는 3차 추경까지 했고, 4차 추경을 또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2차 파동은 1차 파동 이상이 될 것이라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재정이 필요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런데 정부 부채가 지속하려면 국내 저축이 많고, 정부 또는 원화에 대한 신뢰도 탄탄해야 한다. 소비와 투자 감소로 저축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원화 신뢰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무역흑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 외환위기 트라우마가 있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실제 구현되는 나라다. 더구나 자산시장에 패닉이 발생하면 자본 유출이 빠르게 증가해 정부 재정위기와 통화위기가 순식간에 발생할 수도 있다.

셋째, 임계점에 다다른 고용유지 능력 역시 문제다. 2월부터 반년 가까이 휴업·휴직·고용유지지원금 등을 이용해 고용을 유지하고 있던 기업들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매출 회복을 노리던 기업들이 2차 파동으로 회복에 대한 기대를 접으면, 고용을 유지할 이유도 사라져 버린다. 사업 자체를 축소하거나 아예 폐업 또는 업종 전환을 선택하려 들 것이다. 정부가 코로나19 고용유지지원금을 몇 개월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에 대한 기대 자체가 사라지면 고용은 속수무책이다. 2차 파동이 길어지면 상반기에 가까스로 유지되던 일자리까지 사라지며 고용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넷째, 취약계층의 생존권 문제가 전면화될 것이다. 코로나19 1차 파동의 피해는 자영업과 영세기업 노동자, 그리고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 노동자 같은 고용 불안정 계층에 집중됐다. 반면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자와 괜찮은 부동산 자산을 소유한 계층은 피해를 거의 입지 않거나, 심지어 이전보다 나아지기도 했다. 코로나19 2차 파동은 1차 파동의 피해를 본 계층을 다시 타격할 것이다. 이미 ‘그로기’ 상태인 경제적 취약계층은 더는 버틸 재간이 없다.

다섯째,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무능한 정치가 심판대에 오를 것이다. 1차 파동을 그럭저럭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겪은 방역 당국의 노하우 덕분이었다. 따져보면 집권세력은 1차 파동 당시에도 이전 정권이나 특정 지역을 비하하면서 정치공세에 집중했지 그다지 한 일이 없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던 4월에 총선이 열려 대승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 같은 행운과 정치공세가 먹히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과 180석의 집권 여당이 온전히 그 책임을 져야 하는데, 최근 지지율 폭락에서도 볼 수 있듯 이미 여론은 집권세력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는 상황이다.

여섯째, 노동운동의 무기력 역시 심판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민주노총은 정세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한 채 선정적 요구만 남발하다가, 자신이 요구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도 스스로 깨버리는 무능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조직 내부의 긴장감도 높지 않았는데, 조합원 대부분이 안정적인 일자리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2차 파동에서도 상반기와 같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한다면, 민주노총의 효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일곱째, 2차 파동은 세계정세의 격변과 맞물려 한층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12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이 커지고 있고, 이 와중에 미중 갈등도 이전보다 더 격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 와중에도 한일 역사 갈등을 키워 국내 지지세력을 모으는 데만 혈안이 돼있다. 북한의 경우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를 접은 상황이라, 미국 대선 전후로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국을 둘러싸고 미국·일본·중국·북한이 당분간 혼잡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안보 위기에 코로나19 위기까지 다시 닥쳤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당장 생각나는 쟁점만 해도 이렇게 많다. 정세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응책을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답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쉽게 찾기는 어려운 문제들이다. 우선 집권세력은 ‘남탓’ 정치와 정략적인 국민 갈라치기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현 집권세력 같은 자세로는 국민 간 갈등만 커지지 무엇하나 해결할 수가 없다. 국민도 “천하의 흥망에는 필부의 책임도 있다”는 옛 선인의 말처럼, 각자도생보다는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연대의 윤리를 발휘해야 할 때다. 현 정세는 누가 집권하고 누가 권력을 잃는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천하흥망이 걸려 있는 정세라 하겠다.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jwhan77@gmail.com)

한지원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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