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자일대우상용차(대우버스) 모기업인 영안그룹이 대우버스 울산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공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울산지역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공장폐쇄시 생산·사무직 600여명이 대량 실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리쇼어링(해외공장 국내 유턴)을 촉진하는 속에서, 영안그룹의 이 같은 사업 추진이 정부 정책에도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속노조와 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대우버스사무지회는 18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5년 향토기업인 대우버스 울산공장 폐쇄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대우버스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말 울산공장을 방문해 공장폐쇄 계획을 알렸다. 올해 12월 말까지 대우버스 본사와 KD(부품수출업무)·내수AS 부품부서만 유지하고, 생산라인인 울산공장 문은 닫겠다는 것이다.

대신 베트남공장을 메인공장으로 육성하고, 베트남에서 제조한 차량을 역수입해 판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대우버스 울산공장 1라인에서는 시내버스, 2라인에서 고속버스, 3라인에서 7미터 중형버스(레스타)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울산공장 직원 600여명 중 사무직은 160여명, 생산직은 440여명이다.

실제 백성학 회장이 울산을 방문한 뒤 회사는 지난달 1일부터 생산량을 줄였다. 공장 폐쇄를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베트남공장 증설 작업을 시작했다. 계약직 생산노동자들의 계약해지도 줄을 이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올해 말로 예상됐던 폐쇄 시점도 7월로 대폭 당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에서 김용화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는 이때 백성학 회장 일가는 혼자 살겠다며 대우버스 울산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표를 했다”며 “영안그룹 일가는 대한민국에 세금을 안 내기 위해 울산공장을 폐쇄하려는 것이며, 이를 위해 노동자들의 고용과 울산지역 경제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홍형 부산양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백성학 회장에게 노사 간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노동자 600여명이 7월부터 거리에 나앉게 될 상황에서 정부 또한 적극적으로 사용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백성학 회장은 공장폐쇄 건과 관련해 울산시에 “울산공장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1라인(시내버스)는 베트남공장 이전, 3라인(레스타)은 외주화, 2라인은 고급차량으로 전환생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홍형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자들은 무조건 다 내보낸 뒤 최소 인원만 신규채용해 공장을 돌리겠다는 뜻인 듯하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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