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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웅이라더니 쓰다 버리는 일회용품”홈플러스, 온라인 배송기사 계약해지 논란
▲ 마트산업노조와 온라인배송지회(준)가 온라인 배송기사의 노조할 권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어고은 기자

홈플러스 안산점에서 온라인 배송기사로 일하던 이수암(57)씨는 지난 18일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물류업체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이씨의 계약기간은 해지 통보 시점을 기준으로 1년2개월가량 남아 있었다. 회사는 맘카페에 올라온 고객 컴플레인(불만)과 업무지시 불이행을 계약해지의 이유로 들었다. 이씨는 “마스크도 없이 배송했는데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청천벽력 같은 가혹한 행위”라고 말했다.

마트산업노조와 노조 온라인배송지회(준)는 3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수암 배송기사에 대한 부당해고 철회와 업무 복귀에 홈플러스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민정 노조 사무처장은 “이수암 배송기사는 노조간부라는 이유로 일방적 계약해지를 당했다”며 “코로나19 영웅이라고 하더니 쓰다 버리는 일회용품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2월23일 전국 온라인 배송기사들이 모인 온라인배송지회(준)가 설립됐다. 이씨는 준비위원 5명 중 한 명으로 선출된 뒤 배송노동자 실태를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데 앞장섰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했고, 방송뉴스 인터뷰에 응했다. 노조는 “홈플러스는 이런 활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업체가 이씨에게 보낸 ‘운송위수탁계약 및 용차계약서 위반에 따른 계약해지’ 내용증명서에 따르면 △당사와 협의 없이 제3자를 조수석에 태운 점(선탑) △무단촬영으로 인한 고객 컴플레인 발생 △내부 업무 절차 노출이 계약해지 사유다. 물류업체는 선탑으로 인한 영업기밀 누출과 개인정보 위반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경고를 했는데도 이씨가 다른 배송기사에게 선탑을 지시해 계약위반 운행으로 인한 계약해지를 통보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씨가 고객 컴플레인 당사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배송기사의 하루’를 주제로 한 영상 제작을 기획했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하게 고객 얼굴이 카메라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 등장한 배송기사는 이씨가 아니다. 노조는 “고객 컴플레인 당사자도 아닌 이씨를 계약해지한 것은 이를 빌미로 노조를 탄압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주재현 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며 홈플러스는 매출이 올라 쾌재를 불렀다”며 “과로로 신음하는 노동자는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지회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에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 요구서한을 전달했다.

홈플러스측은 이씨 계약해지를 두고 “고객 컴플레인 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다른 사례가 누적되면서 운송사와 이씨 간 계약조항 위반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홈플러스는 이씨와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아니므로 운송사의 계약해지에 당사의 판단이나 결정은 일체 개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노조는 “온라인 배송기사들은 마트 유니폼을 입고 마트 로고가 도색된 차량으로 물건을 배송하지만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어고은  ag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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