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6.5 금 08:00
상단여백
HOME 노동이슈 비정규노동
일용직·특수고용직 “코로나19 여파 생활고 개선대책 필요”“해고·연차강요·임금삭감 발생도 … 정부 전담반 구성해 단속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방문 중단을 원하는 어르신이 많아요. 그러면 재가 요양보호사들은 일을 못하는 만큼 급여를 받지 못한 채 대기하고 있어야 해요.”

김후연 요양서비스노조 대구경북지부장이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가 요양보호사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민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특수고용 노동자·일용직 등 비정규 노동자를 중심으로 정부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적지 않다. 10일 <매일노동뉴스>가 인터뷰한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일을 하지 못하게 돼도 휴업수당을 비롯해 임금을 보전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거나 “해고나 연차 강요, 월급 삭감 등에도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요양보호사·대리운전기사 “정부 대책 사각지대에 놓여”

재가 요양보호사가 대표적이다. 재가 요양보호사들은 어르신 집을 방문해 식사를 비롯한 생활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주로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일하는데, 서비스를 제공한 만큼만 급여를 받는다. 코로나19로 어르신 방문이 중단되면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코로나19로 시설급여 종사자 등이 업무를 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대책이 담긴 지침을 내렸지만 재가 요양보호사는 이 대책에서도 빠졌다. 김후연 지부장은 “재가 요양보호사들은 장기요양시설 종사자들보다 연령이 높은 편이어서 생활고가 더 심하다”고 우려했다. 전지현 노조 사무처장은 “근로기준법에 휴업수당 지급이 명시돼 있지만, 과거 코로나19 이외의 건으로 휴업수당 지급을 문의했을 때 보건복지부는 요양보호사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한 적 있다”고 전했다.

특수고용 노동자인 대리운전기사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지만 정부 대책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직종 중 하나다. 전국대리운전노조(위원장 김주환)에 따르면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경북지역 대리운전기사들의 하루 수입은 0원에 가깝다. 그 밖의 지역도 고객 감소로 50~70% 정도 수입이 줄었다. 대리운전노조는 “고객 주문을 받는 프로그램 사용료, 중개업체에 지급하는 출근비·대리운전보험료 등 고정지출은 그대로인데 수입만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9일 산재보험을 적용받는 특수고용직에게 생활안정자금 융자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해당 대책을 적용받는 대리운전기사는 전체의 0.004% 정도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전체 대리운전기사 수는 20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산재보험에 가입한 기사는 8명에 그치기 때문이다. 김주환 위원장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지금은 겨우겨우 버티고 있지만 곧 분노가 폭발 임계치에 이를 것 같다”며 “일각에서 얘기되는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등 힘든 사람에게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부대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영세사업장 노동자, 인원감축에 ‘속수무책’

사업주가 코로나19 때문에 경영사정이 어려워졌다며 인원감축을 하거나 강제 연차·무급휴가를 쓰게 하고, 월급을 삭감해도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노동자들도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그렇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휴업수당을 신청할 수 없고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할 수 없어 눈앞에서 무급휴직을 강요받아도, 해고를 당해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며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보호하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본부는 “근기법 적용을 받는 노동자라고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노동자들이 사업주들의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대응하기 힘들다”며 “코로나19를 빌미로 평소 마음에 안 들었던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정부는 이런 행위를 관리·단속할 전담반을 구성하고 실질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대구본부는 △모든 영세 자영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을 낮출 것 △일을 하지 못하게 된 노동자·저소득층에 대한 저금리 자금지원을 할 것 △생계비를 직접 당사자에게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제정남·최나영 기자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나영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