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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돌아보기
▲ 김승호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을 엄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1월20일 첫 중국인 확진자가 나오더니 2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이 감염병 소용돌이에 휩싸여 들어갔다. 중국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속히 늘어나 1월23일부로 우한시가 봉쇄됐고, 한국에서도 2월18일 확진자가 없던 대구에서 신천지교회 교인인 31번 확진자가 나와 급속히 확산됐다. 이때부터 한국이 코로나19 대량전염 국가가 됐고, 정부는 같은달 21일 대구·경북 청도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23일에는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그 이후 20여일이 경과했다. 이 사이에 확진자는 7천명을 넘고 사망자도 50명이다. 대구·경북지역이 특히 심각해 이 지역에서 확진자의 90%가 발생하고 사망자 대부분이 나왔다. 이 지역 주민과 나아가 전 국민이 이 감염병에 대한 공포에 휩싸여 있다. 재난이라 부를 만하다. 이럴 때일수록 사태를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교훈을 얻는 것이 무익하지 않을 것이다.

이 감염병은 어떻게 발생하고 확산했는가? 이 감염병이 중국 우한시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던 당시 중국 당국은 우한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의 야생동물 박쥐에서 이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천산갑을 중간숙주로 해서 사람에게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근거 없는 가설에 불과했다. 이때 불거져 나온 것이 각종 음모설이다. 영국과 미국쪽에서는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300미터 거리에 있는 우한시 질병통제센터나 30여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실수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러시아의 한 공영채널은 미국쪽에서 고의적으로 이 바이러스를 만들어 중국에 퍼뜨렸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에서도 발원지가 우한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이라는 종래 주장을 버리고 발원지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중국이 아닌 다른 곳일 수 있다는 투로 말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을 놓고 중국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를 보면 미심쩍은 바가 없지 않다.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가 아니라 매우 정치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다. 이 사태를 시진핑 체제의 권위주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나 사태 초기인 2월2일 선도적으로 중국을 거쳐 온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도 정치적이다.

이와 관련 생태주의자 김종철씨는 한 진보언론 칼럼에서 기후변화 때문에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논지로 얘기했는데, 이런 생태주의적 견해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이 중대한 사태 앞에서 진단이든 처방이든 과학적이어야 한다.

이 감염병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사태 초기에 사람들은 이 감염병이 지역적 전염병인 에피데믹(epidemic)에 그칠지 전 세계적으로 번지는 팬데믹(pandemic)이 될지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그러나 이 감염병이 한국·일본 같은 동아시아 나라뿐 아니라 이란 같은 중동지역, 이탈리아 같은 유럽지역에도 크게 확산됐고, 아프리카와 미국·중남미까지 감염된 사람이 확인되고 있어서 전 세계적 감염병이 된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이 지점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 활동이 둔화된다는 견해가 있고, 그렇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현시점에서는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고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코로나19에 우리는 잘 대처해 왔는가? 어떻게 대처했어야 하는가? 우리나라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 사태를 정치적·정파적으로 대해 왔다. 초기부터 수구세력은 막무가내로 중국인 입국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자유주의 집권세력은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펴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지나고 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중국과의 인적 교류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교류로 인해 감염병이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비하도록 해야 했다. 더 중요한 것은 현행 의료시스템이 질병이 발생하면 돈 받고 치료해 주는 영리주의 체계로 움직이고 있으며, 질병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의 관점에서 접근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의료만 있고 보건은 없었다. 그 결과 감염병 대규모 확산을 방지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다.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고자 그 지역 주민들이 단합해서 애쓰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전 국민이 동포애를 발휘해서 지원과 성원을 보내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을 연상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그때만 못한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당시 국가부도 사태를 극복하자고 국민들은 금을 모아 정부에 줬지만 정부는 그 돈을 재벌 기업을 구하는 데 사용했고,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비정규직이 됐다. 더 많은 동포애가 필요한 위기인데도 그같이 잘못된 위기극복으로 인해 각자도생의 기풍이 지배적으로 돼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지난 6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 선언문에서 정부는 국공립 보건의료 인프라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행 이윤추구 의료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땜질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의료자본의 잉여가치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시스템을 질병예방과 치료라는 사용가치를 목적으로 하는 공공·사회적 의료시스템으로 개조해야 한다. 또 빈발하는 대규모 감염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동포애와 나아가 인류애가 발휘돼야 한다. 그러려면 만인이 만인을 적대시하는 자본주의 사회시스템을 혁명적으로 바꿔야 한다.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seung7427@daum.net)

김승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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