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연대노조
롯데칠성음료가 하청업체 소속 지게차 기사들이 파업하자 하청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해 논란이다. 하청노동자 7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이 중 1명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26일 공공연대노조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하청업체 신영LS 소속 지게차 기사들이 업체와의 교섭 결렬로 지난 24일 하루 파업을 하자, 다음날 신영LS에 계약종료를 통보했다. 같은날 오후 롯데칠성공장 오포·광주·대전공장 문 앞에 ‘롯데칠성음료-신영LS 간 지게차 업무용역 계약이 2월25일자 주간근무를 끝으로 종료됨에 따라 신영LS 지게차 용역 계약 관련자의 공장 내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의 공문이 붙었다. 70여명의 지게차 기사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강문구 노조 신영LS분회장은 이날 오전 롯데칠성음료 대전공장 안 20미터 높이 저장탱크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노조 “파업 무력화 통한 노조 파괴 행위”

롯데칠성음료는 전국에 6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신영LS 지게차 기사들은 오포·광주·대전공장 세 곳에서 일했다. 신영LS 지게차 기사들은 롯데칠성음료 공장에서 생산된 음료를 화물차까지 실어 나르는 일을 했다. 분회는 신영LS와 지난해 10월부터 2019년 임금협상을 시작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롯데칠성음료의 하청업체 계약종료 통보를 “파업 무력화와 노조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영훈 노조 부위원장은 “롯데칠성음료와 신영LS가 10년 넘게 계약을 맺어 왔는데 갑자기 계약을 종료한 것은 노동자 파업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원래 계약종료 전 재계약을 했어야 하는데, 노사갈등이 커질 것을 우려하며 미루다 파업이 실제화되자 바로 계약종료를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영LS는 직원들에게 공문을 통해 ‘원청사와 계약은 2019년 12월31일자로 이미 종료된 상황이다. 다만 2020년 도급계약 체결협의 과정이 지연되고 있었으나, 2020년 2월25일자로 최종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 “하청업체가 계약해지 의사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신영LS 지게차 기사들의 자리에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노조는 “아웃소싱업체를 통해 단기인력을 채용하거나 다른 직종 노동자에게 지게차 운전을 하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속에서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록해 온 롯데칠성의 성과는 하청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이뤄진 것임에도 롯데칠성음료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겠다고 파업에 나선 하청노동자들을 집단적으로 해고했다”며 “하루빨리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고 하청노동자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롯데칠성음료측은 “당사가 재계약을 타진했는데 신영LS가 노사관계·경영상의 이유로 계약해지 의사를 밝혔다”며 “지게차 기사를 우리가 직접고용한 것이 아닌 만큼 하청업체 갈등에 개입하면 오히려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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