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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태움 겪은 전직 간호사 산재 신청폭언·갑질에 정신과 치료 … “간호사 노동환경 개선 계기 되길”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2018년 서울아산병원 박선욱 간호사, 지난해 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을 지켜본 전직 간호사가 “살아남은 자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보상(요양급여)을 신청했다. 병원 근무 중 직장내 괴롭힘, 태움문화를 겪었다는 그는 중증의 우울·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1년 넘게 치료를 받고 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20일 오전 서울 중랑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북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료노동·언어폭력에 노출된 간호사 노동실태를 사회적으로 알리기 위해 산재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2018년 1월 서울의료원에 입사한 황은영씨는 두 달 교육을 받은 뒤 중증환자가 많은 병실에 배치됐다. 연장근무를 해도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잦았고 선배 간호사들에게 폭언을 듣기도 했다. 자살 충동에 시달리다 입사 110여일 만에 퇴사했다.

석 달가량 휴식한 그는 2018년 8월 동부제일병원에 입사했다. 서울의료원에서 3개월 근무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황씨는 2주가량의 교육만 받고 실무에 투입됐다. 일하면서 선임 간호사 등에게 개인 과제를 부여받거나, 밥값을 못한다는 모욕을 당했다고 한다. 같은해 12월 지역 보건소 정신건강센터를 찾아 상담·치료를 시작한 그는 결국 지난해 1월 퇴사했다. 입사 5개월 만이다. 이후 정신과 치료를 위해 폐쇄병동에서 한 달 보름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 치료를 하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씨는 “죽지 않고 살아서 고 박선욱·서지윤 간호사의 억울함이 풀리는 것을 보고, 우리의 현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산재를 신청한다”며 “간호사들이 피눈물 흘리다 못해 죽어 가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황씨는 자신이 일했던 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이 알려지자 추모집회에 참석해 실태를 증언하기도 했다.

산재신청을 대리하는 홍유진 변호사(화우공익재단)는 “실전 투입 전에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고, 그래도 부족할 경우 개인의 업무 능력 부족, 인내심 부족을 탓하기에 앞서 기다려 줄 수 있는 의료현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황씨 산재신청이 의료현장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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