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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빠진 국정과제]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차별시정제도 개선 포기했나입법계획은 없고 강제성 없는 ‘가이드라인’만 개정
▲ 청와대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과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과 차별시정제도 개선이 사실상 없던 일로 되는 모양새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섰는데도 로드맵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기존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는 정도의 대책에 머물고 있다.

2018년 법안 발의하겠다더니
2020년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 못해


고용노동부는 1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면서 비정규직 차별해소 방안을 제시했다. 2017년 7월부터 시작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하면서 민간부문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개정한 ‘근로자 파견의 판단기준에 관한 지침’ 현장 안착 △기간제 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2016년 4월 제정) 개정 △사내하도급 근로자 근로조건보호 가이드라인(2011년 제정) 개정을 추진한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관련 2015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파견·도급 기준을 적용하고, 새로운 불법파견 형태에 대응해 근로감독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간제와 관련해서는 쪼개기 계약을 방지하고 차별 판단기준을 새로 제시하는 내용으로 가이드라인을 손볼 예정이다. 지난달 16일 시행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따라 강화된 도급인의 산재예방 의무를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에 반영한다.

그런데 국정과제인 차별시정제도 전면개편과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은 일절 언급이 없다. 차별시정제도 개선과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은 비정규직 차별해소를 민간부문까지 확대하는 유력한 정책으로 꼽혔다. 정부가 2017년 7월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로 제시된 5개 정책 중 유일하게 시행되지 않고 있는 정책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018년 하반기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어야 한다.

그런 가운데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을 바꾸겠다는 것은 제도개선을 포기했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계획이 없는 것이 더 문제다. 노동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사회적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경사노위가 지난해 11월부터 가동하고 있는 ‘고용형태 다양화에 따른 법·제도 개선과제 연구회’를 말한다. 그런데 이 연구회가 의제별위원회로 전환할지, 한다면 언제 할지, 언제 법안을 발의할지와 관련한 아무런 계획이 없다.

김대환 근로기준정책관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나온 모범사례를 기간제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려는 것”이라며 “현재는 사회적 대화를 진행 중이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의지가 전혀 없으면서 또 사회적 대화라는 핑곗거리를 찾고 있다”며 “차라리 의지와 계획이 없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용사유제한 도입이 부담스럽다면 차별시정제도부터 먼저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과노동 줄인다면서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감감무소식


정부가 국정과제에 포함해 당초 2017년 10월에 마련하는 것이 목표였던 포괄임금제 규제 가이드라인도 감감무소식이다. 노동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근로·대기·휴게시간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생애주기별 근로시간단축 제도 정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근로시간이나 대기시간 개념과 기준을 명확히 해 불필요한 초과노동을 줄이고 노동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그런데 노동시간이나 휴게시간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은 포괄임금제 규제와도 맞닿아 있다. 노동시간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은 채 일한 만큼 주지 않는 것이 포괄임금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포괄임금제 규제는 공짜노동을 막아 궁극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게 목표다.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국정과제 중 포괄임금제 규제 가이드라인 제정과 5명 미만 사업장 대책만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번 업무보고에서도 언급이 없다.

권기섭 근로감독정책단장은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제정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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