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사가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에 공감대를 키우면서 제도 시행에 한발 다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는 9일 “출근저지 투쟁 마무리 전후로 신임 행장의 노동자 추천 이사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29일 취임했다. 김형선 위원장과 윤종원 행장은 같은달 27일 “노조 추천 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한다”고 합의했다.

지부는 지난해 2월 국책금융기관 최초로 노동자 추천 이사(사외) 선임을 추진했다. 공모를 통해 금융노조 부위원장을 역임한 박창완씨를 후보로 내세웠다. 사측에 박창완씨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은행장이 제청하고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지부는 지난달 3일부터 윤종원 행장 출근저지 투쟁을 했다. 그가 “금융업 근무 경력이 없는 청와대 출신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했다. 출근저지를 둘러싼 협상 과정에서 지부는 노동자 경영참여 등을 윤종원 행장에게 핵심적으로 요구했다.

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추진한 노동자 추천 이사 임명이 1차적으로 은행장의 의지 부족으로 무산된 만큼 신임 행장에게 해당 제도 도입과 전체적인 임원 선임 절차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라고 요구했다”며 “윤 행장이 당시 적극적이고 높은 수준의 약속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후에도 긍정적인 입장과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종원 행장은 이달 6일 노동자 추천 이사제와 관련해 “오랫동안 많이 생각했던 이슈로 직원들의 이해가 경영에 수렴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추천 이사제는 결국 노조도 같이 노력해야 하고 어떤 분을 임명하고 또 이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긍정적인 역할을 하면 다른 은행에도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