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백제유물전시관에서 수년 동안 일한 학예사를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청주시는 이달 1일부터 청주문화원이 위탁관리하던 백제유물전시관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백제유물전시관은 2001년 문을 열었다. 청주시 산하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운영을 맡았다. 2008년부터는 청주문화원이 관리했다. 청주시는 “백제유물전시관의 공적기능 강화와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직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직영전환 과정에서 직원이 6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청주시는 2명의 학예사도 1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학예사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박물관미술관법)에 따라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전시·기획 일을 한다. 한영희씨는 2004년 청주시문화진흥재단에 입사했다. 15년 동안 백제유물전시관에서 학예사로 일했다. 하지만 그는 청주시가 백제유물전시관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해고됐다. 청주시는 “한씨의 고용주체는 청주문화원”이라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씨가 공개한 청주시와 청주문화원의 계약서를 보면 양측은 백제유물전시관 재산관리에 한해 위수탁계약을 맺었다. 한씨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주체가 백제유물전시관(청주시)이라는 뜻이다. 그는 2010년 당시 백제유물전시관 관장이었던 남상우 전 청주시장과 연봉계약서를 작성했다.

한씨는 이날 오전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공공기관인 청주시가 15년간 근무한 학예사를 하루아침에 해고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근로조건 개선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청주시는 부당한 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주시는 “직영 전환으로 백제유물전시관에 소속 공무원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고용노동부에서 민간위탁기관 직원의 고용은 승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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